여당 공천 탈락자들 출마 뜻
지방선거가 30여일쯤 남은 가운데 한나라당 일색인 대구·경북에서 무소속 바람이 만만찮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후보 공천이 끝나 가면서 경북을 중심으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단체장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대거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바람이 일고 있다. 경주·경산·칠곡·문경·예천·영주·봉화·울진·영양 등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의 격전이 예상된다.
3선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예천과 현직 단체장이 다시 공천을 받은 울진을 빼면 대부분 현역 단체장의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백상승 경주시장은 28일 한나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앙당 전략공천 방침이 정해진 문경은 신현국 현 시장이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 출마가 예상된다.
최병국 경산시장은 공천 탈락에 반발해 중앙당에 재심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아 무소속 출마를 검토중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김주영 영주시장과 엄태항 봉화군수, 비리 혐의로 공천이 무효화된 권영택 영양군수 등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배상도 칠곡군수는 26일 공천 탈락 직후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대구는 서구와 달성군이 관심지역이다. 서구는 무소속인 서중현 현 구청장과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강성호 전 대구시의원, 달성은 한나라당 후보인 이석원 달성군의회 의장에 맞서 무소속 후보 6명의 대표 격인 김문오 전 <대구문화방송> 보도국장이 한판 승부를 펼친다.
이번 선거는 천안함 사고 등의 영향으로 선거 자체가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정책 경쟁도 사실상 실종된 상황이어서 ‘무소속 바람’ 여부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린다. 한편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도 단일후보 형태로 선거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어서 한나라당과 친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 선거구도에서 어느 정도 득표력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지역정가에서는 현재로선 이번 선거도 한나라당과 범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책 경쟁이 실종되고 야당의 견제도 작용하지 못하는 선거전은 지역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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