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실태조사 촉구
아무리 졸라매도 생활비는 82만원
아무리 소리쳐도 월급은 62만원 “고기 한 근 과일하나 제대로 못사먹습니다. 65만원으로 한 달을 어떻게 살아갑니까.” 대구의 한 대학에서 8년째 환경 미화원으로 근무해온 도재금(62·사진)씨는 14일, 전교조 대구지부 사무실에서 민주노총이 마련한 최저임금 현실화 요구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한달 가계부를 공개하며 힘겨운 적자 생활을 호소했다. 김씨가 하루 8시간씩 쓰레기를 치우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쓸고 닦으며 한달을 꼬박 일해 손에 쥐는 월급은 65만원. 하지만 병원비 10만원, 임대아파트 임대료 7만원, 관리비 14만원, 가스비·전화요금 3만5천원, 교통비 5만원, 점심 식사비 5만원 등 필수적인 지출로만 82만5천원을 훌쩍 넘어선다. 23년전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살며 남의 신세를 지지 않으려 바둥거려 봤지만 노후 대책은 커녕 이리 저리 돈을 빌려가며 구멍난 가계부를 메우는 신세다. 도씨는 “출산장려하기 전에 비정규직 늘리지 말고 인간대접부터 하라”며 “최소한의 생활은 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노동자 평균 임금의 절반인 81만 4천원으로 인상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대학에서 일하는 80여명의 여성 환경미화원들은 모두 현행 법정 최저임금인 64만1840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퇴직금까지 포함돼 분할 지급되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더라도 퇴직금 한 푼 받을 수 없다. 민주노총은 여성환경 미화원들 외에도 대학가 주변 학생아르바이트나 영세 중소사업장에서 최저 임금에 훨씬 못미치는 임금을 지급하는 사업장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김대용 대구지부장은 “성서공단의 일부 3,4차 하청업체의 경우 워낙 임금수준이 열악한데다 일이 없을 때는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적을 때는 월 30∼40만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당국의 정확한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소속 노조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대구지하철 1호선에 탑승해 “최저임금 위반만 문제가 아니라 최저임금을 받더라도 생계가 불가능한 현실이 문제”라며 최저임금 현실화 촉구 캠페인을 벌였다. 22일에는 동대구역에서 빈부격차 해소와 최저임금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최저임금은 노동부 산하 최저임금 위원회에서 매년 결정하며 올해는 이달 말 결정해 9월부터 적용된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아무리 소리쳐도 월급은 62만원 “고기 한 근 과일하나 제대로 못사먹습니다. 65만원으로 한 달을 어떻게 살아갑니까.” 대구의 한 대학에서 8년째 환경 미화원으로 근무해온 도재금(62·사진)씨는 14일, 전교조 대구지부 사무실에서 민주노총이 마련한 최저임금 현실화 요구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한달 가계부를 공개하며 힘겨운 적자 생활을 호소했다. 김씨가 하루 8시간씩 쓰레기를 치우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쓸고 닦으며 한달을 꼬박 일해 손에 쥐는 월급은 65만원. 하지만 병원비 10만원, 임대아파트 임대료 7만원, 관리비 14만원, 가스비·전화요금 3만5천원, 교통비 5만원, 점심 식사비 5만원 등 필수적인 지출로만 82만5천원을 훌쩍 넘어선다. 23년전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살며 남의 신세를 지지 않으려 바둥거려 봤지만 노후 대책은 커녕 이리 저리 돈을 빌려가며 구멍난 가계부를 메우는 신세다. 도씨는 “출산장려하기 전에 비정규직 늘리지 말고 인간대접부터 하라”며 “최소한의 생활은 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노동자 평균 임금의 절반인 81만 4천원으로 인상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대학에서 일하는 80여명의 여성 환경미화원들은 모두 현행 법정 최저임금인 64만1840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퇴직금까지 포함돼 분할 지급되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더라도 퇴직금 한 푼 받을 수 없다. 민주노총은 여성환경 미화원들 외에도 대학가 주변 학생아르바이트나 영세 중소사업장에서 최저 임금에 훨씬 못미치는 임금을 지급하는 사업장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김대용 대구지부장은 “성서공단의 일부 3,4차 하청업체의 경우 워낙 임금수준이 열악한데다 일이 없을 때는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적을 때는 월 30∼40만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당국의 정확한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소속 노조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대구지하철 1호선에 탑승해 “최저임금 위반만 문제가 아니라 최저임금을 받더라도 생계가 불가능한 현실이 문제”라며 최저임금 현실화 촉구 캠페인을 벌였다. 22일에는 동대구역에서 빈부격차 해소와 최저임금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최저임금은 노동부 산하 최저임금 위원회에서 매년 결정하며 올해는 이달 말 결정해 9월부터 적용된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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