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 교재서 지문 활용 등 50% 이상 연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0일 실시한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6월 모의평가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2117개 고교와 245개 학원에서 수험생 71만여명이 치른 이번 모의평가는 교육방송(EBS) 수능 대비 교재에서 각 영역별로 50% 이상의 문항이 연계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일용 평가원 출제연구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언어·수리·외국어 등 각 영역별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난이도를 맞추려 노력했다”며 “오는 9월 한 차례 모의평가를 더 실시해 수험생들의 학업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11월 본 수능의 난이도를 최종 조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 전문기관들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언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했지만, 중하위권 학생은 조금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며 “외국어와 수리영역은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조금 쉽다는 평이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모의평가에선 △언어 52% △수리 ‘가’형(자연계) 52% △수리 ‘나’형(인문계) 50% △외국어 50% 등 각 영역별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문항이 교육방송 교재 내용과 연계된 문제들이었다. 앞서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3월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수능과 교육방송 교재 연계 출제 원칙을 발표하면서, △6월 모의평가 50% △9월 모의평가 60% △11월 수능 70%로 연계 출제 비율을 높여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렬 평가원장은 “올해 고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발간된 교육방송 교재 가운데 평가원이 감수한 교재의 지문·문항·자료를 문제 구상단계부터 활용했다”며 “영역·과목별 특성에 따라 개념·원리를 활용하거나 지문·자료·문제 상황 등을 활용하는 방법, 문항을 변형하거나 재구성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계해 수험생들이 문제를 접하고 푸는 데 친숙감을 느끼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전반적으로 연계 출제의 위력이 느껴진다”면서도 “모의평가 때는 이런 식의 출제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실제 수능에서도 이런 방식의 연계 출제가 이뤄지면 변별력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모두들 교육방송 연계 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기본 개념에 충실한 문항이 대거 출제됐다는 점도 이번 모의평가에서 간과해선 안 될 특징”이라며 “지문이나 문제 유형에 익숙하다고 정답을 맞힐 확률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아닌 만큼, 교육방송 교재를 통째로 암기하는 식의 학습으로는 수능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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