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눈
부동산대책회의 “택지부족해서…외지업체 때문에…”
1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주택가격 안정대책 간담회’는 “정부가 대구를 ‘주택 투기지역’으로 지정해서는 안된다”는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됐다. 시는 이날 오전 대구시청에서 은행 관계자 외에도 아파트 건설업자 10여명을 참석시킨 가운데 ‘부동산 안정 대책 간담회’를 열었다.
이 간담회에는 조해녕 대구시장과 김경원 대구지방 국세청장, 안세일 한국은행 대구경북 본부장, 이달수 국민은행 대구본부장외에 ㈜태왕, ㈜우방, ㈜서한, ㈜화성산업 등 대구지역의 굵직굵직한 건설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조 시장은 이 자리에서 “대구에서 아파트 값이 오르는 이유는 택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며 “정부가 대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면 시민과 업계가 모두 공멸한다”고 3차례나 거듭 강조했다. 서민들을 위해 치솟는 아파트 값을 잡아야 할 시장으로서 할 말이 아니지 않느냐는 반응이 주변에서 쏟아졌다. 조 시장은 최근 공무원 노조를 향해 말을 함부로 해 혼쭐이 난 적이 있다.
조 시장의 말이 끝나자 마자 ㈜동화주택 김길생 회장이 “택지 부족이 원인이라”며 맞장구를 친 뒤 한술 더 떠 “대구에 외지업체가 많이 진출하는 바람에 집값이 오른다”고 말했다.
㈜우방 변재신 사장도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은 다른 지역과 원인이 다르다”며 “외지업체를 밀어내고 대구지역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지으면 분양가를 20% 이상 낮출수 있다”는 말도 했다. ㈜태왕 권성기 회장은 “이대로 가면 수성구에서 평당 분양값이 1200만원, 1300만원까지 뛸 수 도 있다”고 말한 뒤 “지역 업체를 보호해야 주택 가격이 잡힌다며 공영택지를 개발할때는 지역업체에 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부동산 안정 대책회의가 건설업체들이 이익을 챙기는 자리로 변한 셈이다. 아파트 값이 뛰면서 피해를 본 서민들의 목소리는 한마디도 들리지 않는다.
이 간담회를 지켜본 뒤 대구시청 안팎에서는 “부동산 문제를 보는 조 시장의 생각이 건설업체 대표들과 너무나 닮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또 건설업자들을 모아놓고 부동산 안정 대책을 논의하는 대구시가 너무나 어처구니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택지 공급을 포함해 금리 인상, 투기지역 지정, 강력한 단속 등이 다양하게 논의돼야 하지 않느냐“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구시가 “건설업자들이 참석한 이상한 간담회를 열어 투기지역 지정 결사반대라는 결론을 내린 이유가 궁금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최근 아파트 가격 인상은 가수요 때문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며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분양권 전매 단속, 투기지역 지정, 공영개발 확대 등의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2003년 11월, 대구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뒤 2004년 12월 완화조치가 이루졌고, 2003년 10월, 대구시 수성구, 중구, 서구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2004년 8월 풀렸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택지 공급을 포함해 금리 인상, 투기지역 지정, 강력한 단속 등이 다양하게 논의돼야 하지 않느냐“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구시가 “건설업자들이 참석한 이상한 간담회를 열어 투기지역 지정 결사반대라는 결론을 내린 이유가 궁금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최근 아파트 가격 인상은 가수요 때문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며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분양권 전매 단속, 투기지역 지정, 공영개발 확대 등의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2003년 11월, 대구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뒤 2004년 12월 완화조치가 이루졌고, 2003년 10월, 대구시 수성구, 중구, 서구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2004년 8월 풀렸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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