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단체장 취임사 ‘사람 중심’ 강조
전임자들 ‘지역 개발’ 등 구호와 대조
전임자들 ‘지역 개발’ 등 구호와 대조
1일 치러진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취임식에서 수도권 단체장들은 일제히 ‘사람 중심의 시정’을 강조했다. 민주당 등 야권이 66곳 중 51곳을 차지한 ‘여소야대’ 환경의 수도권 기초단체장들은 1일 ‘교육과 복지 우선’ ‘시민 참여와 소통’ 등 내실을 앞세운 취임사를 발표했다. 단체장들의 이런 입장은 한나라당이 싹쓸이했던 2006년 민선 4기 단체장의 화두였던 ‘경제 살리기’ ‘지역개발’ 등 외형적 성장 위주의 취임사와 대조를 보였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취임사에서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 수원이 이미 시작됐다”며 “이제 수원은 외형적 성장에 치우치기보다는 시민의 일자리와 복지, 교육과 문화사업에 더 많은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철민 안산시장도 “민생, 안전, 반부패, 친환경은 안산시의 시정 정신”이라며 “시민 중심의 시정은 개발 중심의 행정과 완전히 다른 길로, 시민과의 소통을 우선시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성 고양시장 취임사의 핵심단어 역시 ‘사람’이다. 최 시장은 “건물에 투자하는 시정에서 사람에 투자하는 시정으로 바꾸겠다”며 “시민들이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대호 안양시장도 “더불어 사는 사람 중심의 교육환경과 아름답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방정부의 지역개발권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시민의 복지는 충분한 재원이 확보돼야 보장할 수 있다”며 “심각한 성남시의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에 대한 자치권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방 이후 처음 야권후보로서 파주시장이 된 이인재 시장과 경기북부 행정중심도시의 수장이 된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소통’을 내세웠다. 이들은 “시민 누구나 즐겁게 참여하고 함께 정책을 만들어가는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내세웠다.
서울지역 구청장들도 취임사에서 소통과 생활정치를 강조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현재 활동 중인 각종 자문기구를 내실화해서 구민들의 의사가 정책 집행에 신속하고 원활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제학 양천구청장은 “누구나 소외됨이 없이 서로를 보듬는 사람 중심의 양천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선거 전 공동지방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노원구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여야를 뛰어넘어 협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단체장들의 취임식도 세력과시형 대규모 행사 대신 시민화합을 앞세운 검소한 행사로 대부분 치러졌다. 서울 구로구, 노원구, 서대문구, 경기 고양시 등은 시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취임식을 아예 야외 광장에서 열었다. 특히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당선된 배진교 인천 남동구청장과 조택상 인천 동구청장의 취임식은 장애인과 아파트세입자 대책위원, 다문화가정, 다자녀가구주, 복지시설 대표 등 소외계층 시민이 많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수도권 종합,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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