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 고양시장
[새 단체장에게 듣는다] 최성 고양시장
지난 1일 오후 6시. 3000여명의 시민이 일산호수공원을 가득 메운 광장 취임식에서 최성 고양시장은 시민들에게서 ‘사람 중심의 시정을 펼쳐달라’는 당부가 담긴 임명장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시민 공모로 선정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 고양’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했다. 취임 뒤 친환경 하이브리드 소형차를 관용차로 사용하는 등 시민 친화적 시정철학을 하나씩 실현해가고 있는 최 시장을 7일 시장실에서 만났다.
“국회의원 때도 검정색 고급 승용차는 거부감이 들었어요. 격식을 따지는 중요행사가 아니라면 친환경 생태도시 이미지와도 걸맞은 하이브리드 차량과 자전거를 애용할 생각입니다.”
최 시장은 고양시의 현안으로 재정 건전성 확보를 첫 손에 꼽았다. 부채가 2700억원에 이른 데다, 대형 토목건설사업 계획이 줄줄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긴축재정과 공격적 예산확보를 통해 흑자 전환에 역량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계획은 “토목 건설을 지양하고 사람에 투자하는 따뜻한 복지도시를 만드는” 시정방향과 맥이 통한다.
최 시장은 이와 관련해 “제이디에스지구(장항·대화·송포동 일대 신도시 건설)의 경우 35조원 예산이 드는 국책사업이므로, 국가 차원의 정책 결단과 예산지원 계획이 먼저 확인돼야 한다”며 “대형 토목건설사업 재검토에 따라 고양도시공사의 구조조정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처음으로 야권 단일후보에 선정돼 야 5당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동정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최 시장은 시정 전반을 폭넓게 논의할 협의·자문기구인 ‘고양 시정운영위원회’를 곧 출범시킬 계획이다. 시장 직속의 ‘시정운영위원회’는 시민사회와 전문가가 두루 참여하는 시정 공동운영의 새로운 모델이 될 전망이다.
최 시장은 또 환경파괴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한강운하와 경인운하, 신곡수중보 이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생태의 보고 장항습지에 대해 단순한 보전이 아니라 순천만을 능가하는 국제 생태공원으로 만들 방침이다. 서울시립승화원과 난지하수종말처리장 등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주민기피시설에 대해선 고양시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과 협력해 서울시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그는 아·태평화재단에 참여해 햇볕정책을 입안했고, 1997년 대선에서 사상 첫 정권교체를 일구는 데 기여했다. 그 인연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던 고양시에서 17대 국회의원(덕양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청와대 행정관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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