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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대전 동구의회, 한심한 ‘밥그릇 싸움’

등록 2010-07-27 22:18

27일 오전 열린 대전 동구의회 임시회에서 의원들이 서로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왼쪽) 같은날 대전 동구의회 앞에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황유미 회원이 1인시위를 하고 있다.(오른쪽)
27일 오전 열린 대전 동구의회 임시회에서 의원들이 서로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왼쪽) 같은날 대전 동구의회 앞에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황유미 회원이 1인시위를 하고 있다.(오른쪽)
내편 네편 나눠 인신공격에 막말…의장단 구성도 나몰라라
자리다툼 하느라 보름째 파행…조례 처리 등 지연
구청 행정 차질 불가피…‘원구성 촉구’ 1인 시위도
“당신이라니. 사과하세요.” “보자 보자 하니까 이거….”

27일 오전 대전시 동구 원동 동구의회 본회의장. 구의원 12명은 7 대 5로 갈라져 서로 욕설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냈다. 임시 의장을 맡은 류택호 의원이 정회를 선포하자마자 의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고함과 삿대질을 주고받았다. 지난 13일 개원한 동구의회는 보름째 의장단 구성조차 못하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동구의회는 의장·부의장, 3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의원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표결 처리’와 ‘우선 사과(의장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황인호 의원을 비롯한 7명은 표결에 의한 다수결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류택호 임시 의장 등 5명은 황 의원 쪽 의원들이 지난 11일 ‘합숙’을 통해 원 구성안을 일방적으로 마련했다며 사과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정당 분포(민주당 5명, 자유선진당 5명, 한나라당 2명)와 무관하게 갈라선 상태에서, “임시 의장이 표결 처리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하면 “먼저 사과해야 그다음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맞받아치는 식이다.

인신공격과 말꼬리 잡기도 끊이지 않았다. “애초 합의안을 뒤집고 (자기들 쪽으로) 의원을 빼가려 했다” “의원 빼가기가 사실이라는 걸 밝혀봐라” “반장선거 할 때도 합숙하고 하느냐”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 “정말 다 폭로해버릴 수도 있다”는 말들이 오갔다. 이 때문에 ‘주류 대 비주류’ ‘합숙파 대 비합숙파’가 자리다툼을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장단을 못 꾸리는 상황이 이어지자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 26일부터 동구의회 앞에서 조속한 원 구성을 촉구하는 시민 1인시위를 날마다 벌이고 있다. 금홍섭 사무처장은 “의원들의 지금 행태는 토론도, 협상도 없고 오직 개인의 영달만을 위하는 것”이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정비 반납운동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의회가 ‘출범’을 못 하면서 동구청도 행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달 말까지 끝내야 할 구의회 업무보고는 시작도 못 했다. 9월 들어 추가경정예산과 조례 처리 등 많은 업무가 예정돼 있지만 차질이 불가피하다.

새 청사 건립에 드는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유재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의회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라 구청 쪽은 난감한 상황이다. 동구청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지금 당장 부작용이 보이지는 않지만, 결국 업무가 한꺼번에 몰려 부실하게 처리될 수밖에 없다”며 “많은 직원들이 여름휴가도 미룬 채 구의회 쪽만 바라보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의장단 구성이 하루빨리 이뤄지기 위해서는 각 정당에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연정 배재대 교수(공공행정학)는 “원 구성의 기본 절차는 민주적인 표결”이라며 “자신의 이해관계를 떠나 본회의를 객관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람이 임시 의장을 맡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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