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무원 30여명도 적발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전국에서 모금한 수재의연금을 농협 군청출장소 안 금고에 넣어두고, 이 가운데 일부를 빼내어 개인적으로 선심을 쓴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박아무개(60) 전 인제군수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수재의연금 1억7천여만원을 회식비·유흥비·주택구입비 등으로 나눠 쓴 혐의로 방아무개(55) 전 인제군 사회복지과장 등 3명을 구속하고, 관련 공무원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 전 군수 등은 2006년 7월 집중호우로 인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전국에서 수재의연금 약 10억원이 걷히자 이 가운데 1억7천여만원만 전국재해구호협회로 송금하고, 나머지 8억여원은 농협 군청출장소에 계좌도 만들지 않은 채 금고에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썼다고 경찰은 밝혔다.
박 전 군수는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 3천만원어치를 구입해 수해가 나지 않은 지역의 마을회관에 나눠주는가 하면 2억원어치 상품권을 사다가 자기 이름으로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뿌리고, 군청 공무원들에게 격려금 등으로 줬다고 경찰은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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