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초등선수 사망원인 ‘뇌출혈’
교육청, 감독에 이미 2차례 경고
교육청, 감독에 이미 2차례 경고
경기 파주시 한 초등학교의 축구부 학생이 지난달 코치에게 체벌을 당한 뒤 숨져 충격을 던진 가운데, 이 학교의 축구부 감독이 지난 7월과 2월에도 상습적으로 체벌과 폭언을 해 교육청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폭행치사 혐의로 체벌한 코치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7일 파주교육청과 경찰·학교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 학교 축구부 ㅂ 감독은 지난 2월 겨울철 훈련과 7월 화랑기대회 기간에 파주교육청으로부터 “상습적인 학생 체벌 및 폭언 등에 문제가 있다. 인권교육 및 자질향상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경고를 잇따라 받았다. 파주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체벌이 심했던 것으로 확인돼 학교 행정실장과 동문회장, 축구 후원회장 등을 불러 재발 때 엄중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경찰 수사가 끝나는 대로 감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축구부 학부모는 “최근 학생 체벌 금지 등을 명시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선포됐지만 학생 운동부에 대한 체벌은 일상화돼 있다”며 “아이들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항의할 엄두조차 못 낸다”고 말했다. 학교 쪽은 “학부모들이 돈을 걷어서 축구부를 운영하기 때문에 학교의 관리·감독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문제의 코치는 학교와 정식 고용관계가 아니어서 학생을 체벌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학교 축구부인 5학년생 ㅅ(11)군은 지난달 18일 동료와 다퉜다는 이유로 축구부 코치 서아무개(36)씨한테서 나무막대기로 머리와 엉덩이를 여러 차례 맞은 뒤 집에 돌아와 두통과 구토증세를 보이다가 다음날 오전 자신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연천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ㅅ군의 사망 원인이 두개골 골절을 동반한 급성 뇌경막상 출혈로 밝혀졌다.
파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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