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적어 수입가 아래로 거래
이달 국산 둔갑표기 30건 적발
이달 국산 둔갑표기 30건 적발
중국 수입 배추가 도매시장에서 아예 팔리지 않거나 수입가격 아래로 거래되는 등 불과 열흘 사이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중국산 김치를 국산으로 속여 파는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19일 새벽 서울 가락시장에서 정부가 처음 수입한 40t의 배추 물량을 경매에 내놓았으나, 수입 원가에도 못 미치는 10㎏당 평균 1917원을 받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정주훈 유통공사 채소특작팀장은 “원산지 표시 때문에 중국 배추를 사려는 사람이 잘 나서지 않았다”며 “손해를 보고 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루 전인 18일의 가락시장 경매에서도 중국산 배추는 5t 트럭 3대분의 민간업체 물량이 상장됐으나, 1대만 10㎏에 2800원이란 헐값에 팔리고 나머지 2대는 유찰됐다. 중국 배추는 처음 수입된 지난 8일만 해도 10㎏당 1만4500원의 높은 낙찰가를 기록한 바 있다. 유통공사는 이미 계약한 160t 말고는 더 들여오지 않을 방침이다.
국산 배추도 이날 반입물량 증가에 힘입어 전날보다 15% 급락한 포기당 3207원(10㎏당 9621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평년보다는 3배 이상, 중국산보다는 5배 이상 비싼 것이다.
한편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이달 들어 수입이 급증한 중국산 김치의 원산지 표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지난 18일까지 위반 사례가 평소보다 갑절가량 많은 30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25건은 음식점이었고, 5건은 가공공장이었다. 가공업체들은 주로 중국에서 수입한 절임배추에 양념을 한 뒤 국산으로 둔갑시키거나, 아예 중국산 김치의 포장지를 국산으로 바꾸는 수법을 썼다.
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찌개나 찜 요리에 들어가는 김치는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아도 돼, 그런 용도에 중국산이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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