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여교사들에 술자리 강요…거부하자 욕설 행패”
전교조 강원지부 ‘파면’ 촉구
전교조 강원지부 ‘파면’ 촉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지부장 문태호)는 25일 강원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직 초등학교 교장이 여교사들에게 되풀이해 술자리를 강요하고, 반발하는 교사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이어 피해 교사가 쓴 사건경위서와 동료교사 등 교직원 6명의 징계요구 연명서를 도교육청에 내고, 해당 교장을 즉각 파면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피해 교사와 전교조에 따르면, 인제군의 한 초등학교 교장 ㄱ씨는 지난해 10월26일 밤 9시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 학교 교사 ㄴ씨와 ㄷ씨 등 미혼 여교사들에게 전화해 학교 관사에서 술자리를 강요했다. 교장 ㄱ씨는 이에 반발하는 교사 ㄴ씨에게 폭언을 퍼부었다가 며칠 뒤 “없었던 일로 하자”며 사건을 무마했다.
그러나 ㄱ씨는 지난 4일 저녁 7시30분께 또다시 술이 취한 채 ㄴ씨를 포함한 여교사들에게 자신의 관사로 모일 것을 요구했다. 교사들이 거부하자 ㄱ씨는 여교사들이 모여 있던 관사로 찾아와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죽여버리겠다”며 휴대전화를 집어던지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제교육지원청은 이날 오후 담당 장학사를 해당 학교로 긴급 파견해 진상조사에 나섰다. <한겨레>는 반론을 듣기 위해 교장 ㄱ씨와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문태호 전교조 강원지부장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교장이 교사의 인권과 사행활을 유린한 사건이자, 포괄적으로 성폭력에 해당한다”며 “피해 교사의 진술이 사실임을 동료교사도 연명서를 통해 확인한 만큼 도교육청은 해당 교장을 즉각 파면하고,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기구를 구성하라”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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