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기자회견…6개단체 진상조사단 구성
지난 8일 발생한 칠곡군 가산면 시온글러브 화재참사 진상조사단과 유가족들은 18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재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관계당국의 사후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 “화재참사가 일어난지 8일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이 어떻게 숨졌는지 조차 모른 채 비통함 속에서 지금도 영안실을 지키고 있다”며 “경찰수사는 유족들이 의구심을 가질 정도로 답보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구지역 장애인·시민단체들은 죄없는 장애인 노동자가 4명이나 숨진 참사에 대해 더이상 방관할 수 없어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대표 장삼식)은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우리복지시민연합, 장애인 지역공동체, 민주노총 대구본부, 대구참여연대, 함께하는 장애인 학부모회 등 6개단체 대표자 8명으로 구성됐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화재의 정확한 원인 규명, 안전시설과 장애인 경보시설을 제대로 갖췄는지, 노동여건이 어떤지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앞으로 시온글러브, 경찰, 소방서, 장애인 고용촉진공단 등 화재와 관련된 기관들을 방문해 이런 의문들을 규명할 방침이다.
진상조사단은 시온 글러브가 장애인들이 거주하는 기숙사를 화재에 위험한 샌드위치 패널로 짓는 등 장애인 노동자들의 복지와 여건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또 시온글러브는 지난해 11월치 월급을 체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장애인연맹 윤삼효 사무국장은 “장애인 고용으로 기업을 키워온 시온글러브가 정작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에는 소홀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진상규명은 물론 장애인 노동자 고용문제 전반의 구조적, 제도적 문제점까지 짚어 보겠다”고 밝혔다.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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