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2400평 오염…시민모임 공동조사단 요구
전북 군산시 옥서면 미공군기지에서 기름이 대량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군산시는 23일 “지난 22일 오후 4시께 미공군 활주로 주변인 옥서면 선연리 송촌마을 근처에서 문아무개(70)씨가 논에 물을 대러 나왔다가 농수로와 주변 농경지에 기름 수만ℓ가 유출된 것을 발견해 신고해왔다”고 밝혔다.
기름이 유출된 농수로 구간은 100여m로 두께 3~4㎝의 기름층이 형성돼 있었으며, 이 마을 한아무개(61)씨의 논 2400여평은 수천ℓ의 기름이 흘러들어 어린 모가 대부분 고사상태에 있는 등 심하게 오염됐다.
군산시와 미군당국은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해 사고 주변 수십m에 기름유출 방지시설을 설치했으며, 기름이 유출된 농수로와 농경지에 방제포를 살포해 기름 제거작업을 벌였다.
‘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 시민모임’은 이날 “2년 전에도 비슷한 기름유출 사고가 여러건 있었지만 그때마다 미군 쪽은 한-미행정협정 규정을 악용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등 사건을 축소·은폐해 발표했다”며 “시민단체와 정부, 미군으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유출된 양이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사고 지역 6군데서 물과 토양을 채취해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맡겼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월9일 군산시 옥서면 미공군기지 활주로에서 6천~7천갤런(2만2700~2만6500ℓ)의 제트엔진 연료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당시 미군 쪽은 우리나라 관계자들의 현장점검을 막아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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