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원 수질 3급수로 전락
대장균 최고 83배나 증가
유기농단지 수질이 가장 양호
대장균 최고 83배나 증가
유기농단지 수질이 가장 양호
2500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팔당상수원의 부유물질(SS)과 대장균의 오염 농도가 2급수 기준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대강 사업으로 대형 보 건설 및 대규모 준설 공사가 진해중인 남한강 하류의 경기 양평군 일대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환경부 산하 한강물환경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팔당댐 수질 통계자료를 보면, 올해 1~9월 평균 부유물질 농도는 지난해 6.8㎎/ℓ에서 올해 8.4㎎/ℓ로 높아져 수질이 더 악화됐다. 2급수 기준(5㎎/ℓ)을 따라잡기는커녕 3급수로 더 곤두박질한 셈이다. 총대장균 수도 지난해 평균보다 무려 29배나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지점별로 볼 때, 부유물질은 남한강 하류인 경기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팔당댐 1지점)가 지난해 6.3㎎/ℓ에서 올해 14.3㎎/ℓ로 크게 늘었으며, 양서면 신원리(3지점)는 6㎎/ℓ에서 9.5㎎/ℓ로 증가했다.
대장균 오염이 가장 심한 곳도 옥천면 아신리(1지점)와 양서면 신원리(3지점)로 100㎖당 각각 6157마리와 3593마리의 대장균이 검출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보다 각각 54배, 83배 증가한 것이다. 2급수 기준은 100㎖당 1000마리 이하로 규정돼 있다. 특히 옥천면 아신리 물은 수영장(5000마리 이하)에도 써서는 안 되는 수질로 드러났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4대강 사업 현장에서는 포클레인이 강에 들어가는 등 흙탕물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준설작업이 벌어지고 있다”며 “부유물질이 증가해 정수 과정에서 염소를 과다 투입하면, 물속 유기물질과 반응해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THM)이 생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범철 강원대 환경과학과 교수도 “바닥을 파헤치면 부유물질과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수치가 증가해 수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박지형 한강물환경연구소 담수생태연구과장은 “올해는 큰비가 잦아 남한강 수계에서 대장균과 부유물질이 늘어난 것 같다”며 “물 이용 측면에서 특별히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팔당 상수원 오염의 주범이라고 주장한 ‘팔당 유기농단지’가 있는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4지점)는 정작 팔당댐 측정소 5곳 가운데서는 수질이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고양/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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