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해뱃길’은 강행 고수
그동안 전시성 개발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가 개발과 건설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습지와 갈대숲 등 생태공원 조성 위주로 사업방향을 전환하기로 했다. 시민들의 비판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있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서해비단뱃길 사업은 강행하기로 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17일 “생태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가 늘어나고, 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의 비판, 그리고 시 재정상태를 감안해 한강르네상스 2단계 사업은 개발보다는 자연성 회복에 충실한 생태공원 조성 위주로 갈 것”이라며 “이는 이전처럼 많은 예산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서울시가 내놓은 ‘2011년 예산안’을 보면, 시는 내년도 한강르네상스 2단계 특화사업 예산을 1단계 때와 달리 대폭 축소했다. 한강생태계 회복 예산으로 86억원을 책정했다.
지난 9월3일 펴낸 ‘한강사업본부 주요 업무 추진상황 보고서’에서도 잠실·이촌·양화지구에 총 277억원을 들여 습지와 갈대·억새 군락지, 들꽃언덕 등 ‘생태습지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서울시는 2단계 특화사업으로 지난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이들 세 지구에 수영장과 비치발리볼장 등을 설치하는 등 대규모 수변레저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런 계획은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1단계 특화사업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서울시는 2008~2009년 한강르네상스 1단계 특화사업으로 반포·뚝섬·여의도·난지한강공원을 조성하면서 모두 27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썼다. 생태습지공원 조성비의 10배에 가까운 액수다. 이들 비용은 달빛무지개분수, 달빛광장, 물빛광장, 플로팅 스테이지 등 전시성 개발 사업에 대부분 들어갔다.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시가 시민들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서울시는 752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서해뱃길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진정한 한강의 생태복원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서해뱃길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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