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슬그머니 통과
노숙자구호비는 3억 삭감 서울시 의회가 올해 수정 예산안에 의원들의 테니스 동호회 지원금으로 무려 9천만원을 스스로 편성해 통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의회는 지난달 18일 “서울시와 시 의회에서 활동중인 테니스 동호회의 교류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서울시, 서울시 의회 테니스 활성화 운영’이라는 항목을 추가한 시 의회 사무처 예산안을 슬그머니 통과시켰다. 9천만원이 잡힌 이 예산은 지난달 운영위에서 발의돼 예산결산 특별위를 통과했고, 본회의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확정됐다. 이에 대해 심재옥 의원(민주노동당)은 17일 “본회의에 통과된 뒤 최종 확정된 2005년도 예산안을 받아보고서야 이런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시 의회 테니스 동호회장을 맡은 김동수 예결특위 전문위원은 “서울시 테니스 동호회와의 교류도 활성화하고 테니스 대회에도 참여하겠다는 계획으로 잡은 예산”이라며 “운동복과 코트 대여비, 대회 비용 등을 의원 개인이 부담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테니스 활성화 예산 편성은 사무처 예산권을 쥔 운영위 소속 테니스 동호회원들이 주도했다. 이 예산을 발의한 김황기 의원(한나라당)은 “서울시 동호회가 예산이 부족해 초라한 모습으로 전국대회를 나간다는 얘기도 있고, 마침 시 의회 동호회도 생겨 이를 예산에 넣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연희 의원(한나라당)은 “그동안 사무처 예산으로 동호회를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편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 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시 의원 공통경비로 올해 6억8820만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며 “보통 등산이나 체육대회 같은 친목행사는 이 예산에서 지원되는 게 관행”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 결성된 시 의회 테니스 동호회는 임동규 시 의장 등 시 의원과 전문위원 17명이 활동 중이다. 시 테니스 동호회는 시청과 각 사업소 공무원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시로부터 400만원을 지원받아 각 구청이 참가하는 ‘서울시장기 테니스대회’를 열고 있다. 시 테니스 동호회장인 진익철 환경국장은 “시 의회에게 공식적으로 예산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시 의회의 자체적인 예산편성으로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조동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정책기획국장은 “시 의회는 예산심의 과정에서 장애인수화통역센터 설치비용 5억9400만원을 전액 삭감하고, 5억원이던 노숙인 의료·구호비를 2억원으로 삭감하는 등 민생 예산을 줄였다”며 “수많은 예산 항목이 한꺼번에 처리된다는 점을 악용해 자신들을 위한 예산을 편법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남종영 유선희 기자 fandg@hani.co.kr
노숙자구호비는 3억 삭감 서울시 의회가 올해 수정 예산안에 의원들의 테니스 동호회 지원금으로 무려 9천만원을 스스로 편성해 통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의회는 지난달 18일 “서울시와 시 의회에서 활동중인 테니스 동호회의 교류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서울시, 서울시 의회 테니스 활성화 운영’이라는 항목을 추가한 시 의회 사무처 예산안을 슬그머니 통과시켰다. 9천만원이 잡힌 이 예산은 지난달 운영위에서 발의돼 예산결산 특별위를 통과했고, 본회의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확정됐다. 이에 대해 심재옥 의원(민주노동당)은 17일 “본회의에 통과된 뒤 최종 확정된 2005년도 예산안을 받아보고서야 이런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시 의회 테니스 동호회장을 맡은 김동수 예결특위 전문위원은 “서울시 테니스 동호회와의 교류도 활성화하고 테니스 대회에도 참여하겠다는 계획으로 잡은 예산”이라며 “운동복과 코트 대여비, 대회 비용 등을 의원 개인이 부담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테니스 활성화 예산 편성은 사무처 예산권을 쥔 운영위 소속 테니스 동호회원들이 주도했다. 이 예산을 발의한 김황기 의원(한나라당)은 “서울시 동호회가 예산이 부족해 초라한 모습으로 전국대회를 나간다는 얘기도 있고, 마침 시 의회 동호회도 생겨 이를 예산에 넣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연희 의원(한나라당)은 “그동안 사무처 예산으로 동호회를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편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 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시 의원 공통경비로 올해 6억8820만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며 “보통 등산이나 체육대회 같은 친목행사는 이 예산에서 지원되는 게 관행”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 결성된 시 의회 테니스 동호회는 임동규 시 의장 등 시 의원과 전문위원 17명이 활동 중이다. 시 테니스 동호회는 시청과 각 사업소 공무원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시로부터 400만원을 지원받아 각 구청이 참가하는 ‘서울시장기 테니스대회’를 열고 있다. 시 테니스 동호회장인 진익철 환경국장은 “시 의회에게 공식적으로 예산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시 의회의 자체적인 예산편성으로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조동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정책기획국장은 “시 의회는 예산심의 과정에서 장애인수화통역센터 설치비용 5억9400만원을 전액 삭감하고, 5억원이던 노숙인 의료·구호비를 2억원으로 삭감하는 등 민생 예산을 줄였다”며 “수많은 예산 항목이 한꺼번에 처리된다는 점을 악용해 자신들을 위한 예산을 편법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남종영 유선희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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