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 600여가구 “분양 광고와 다르게 호만천 복개”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파라곤아파트 입주 예정자 1275가구 가운데 절반인 630가구 주민들이 ‘사기분양’과 ‘부실시공’을 주장하며 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을 상대로 계약취소 소송을 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남양주시와 시공업체, 입주 예정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호평 파라곤아파트 입주자협의회는 지난달 20일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감리업체인 ‘서린’에 대해서도 품질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박문수 입주자협의회장은 “시공사가 분양 당시엔 단지 앞에 흐르는 호만천을 서울 청계천처럼 휴식공간, 문화명소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상류 150m 구간을 일방적으로 복개해버렸다”며 “이뿐 아니라 분양 카탈로그와 모델하우스의 내용과 다르게 높이 48m×길이 40m 크기의 옹벽이 설치됐으며, 마감재도 싸구려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분양 당시에는 단지 앞 계획도로의 너비가 15m였으나 실시설계 과정에서 남양주시가 24m 폭을 요구하는 바람에 호만천을 복개해 도로와 공원을 조성했다”며 “옹벽은 안전성 검토 과정에서 애초 설계된 11단에서 7단으로 바꾸는 대신 벽면을 인공폭포로 꾸몄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호석 남양주시 주택과장은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쳐 감사원과 경기도의 감사를 받았으나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아 준공승인을 내줬다”고 말했다.
앞서 입주예정자 100여명은 지난달 31일 밤 10시께 남양주시청에서 준공 승인을 저지하는 농성을 벌이다, 3명이 시공사 직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남양주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2007년 11월 착공한 호평 파라곤아파트는 지난달 31일 준공 승인을 받았지만, 1275가구 중 6일 현재 13가구만 입주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입주자협의회는 그동안 온라인 카페를 통해 잔금납부 거부와 계약해지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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