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억 들인 찌꺼기처리시설, 배관파손·필터손상 악취
시의회 “예산편성 없이 검증안된 방식 강행” 특감 촉구
시의회 “예산편성 없이 검증안된 방식 강행” 특감 촉구
대구시가 660억원을 들인 하수 찌꺼기 처리시설 공사가 부실시공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시의회 건설환경위원회는 12일 달서구 대천동 서부처리장에 공사중인 하수 슬러지 처리시설 공사가 명백한 부실시공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시에 즉각적인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시는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를 고체로 만들기 위해 2007년 12월부터 지에스건설, 화성산업, 태영건설, 코오롱건설 등 4곳에 맡겨 공사를 했으며, 국비 184억원과 시비 430억원 등 660억원이 투입됐다.
공사 관리와 감독을 맡은 대구환경시설공단은 6개월 전 공사를 끝내고 시운전을 하던 중 슬러지 처리시설에 포함된 건조기의 배관이 부서져 열교환기 96대를 교체하고 있으며, 필터가 잘못돼 악취가 제거되지 않아 현재 보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펌프와 이송설비, 전기 및 자동화시설이 작동되지 않고 있으며, 처리용량도 애초 하루 300t에서 270t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회는 “검증되지 않은 고체처리방식으로 공사를 추진한 점, 예산 편성 없이 공사를 강행한 점, 수의계약에 따른 계약 관계 법령 위반 여부, 공사금액의 적정성 여부 등 전반에 걸친 철저한 감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특히 시가 서부처리장 부실시공에 관련된 일부 건설업체에 최근 신천하수처리장 슬러지 공사까지 맡긴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명모(52·북구) 건설환경위원장은 “시설을 가동하기도 전에 부실투성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3월 말로 예정된 기한 안에 공사를 끝내기도 어려워 보인다”며 “시의 감사 결과를 지켜본 뒤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시의회가 자체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문제의 슬러지 처리시설 공사에 대해 감사를 벌였으나 아직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대구환경시설공단 하종인 운영지원부장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는 공법으로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어 시의회에서 지적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보수공사를 21일까지 끝낸 뒤 한 달여 동안 시운전을 해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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