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 한장 없이 규칙개정 지연…내년시행 저지 노림수”
“학군설정·설문조사 문제없다” 조목조목 반박
“학군설정·설문조사 문제없다” 조목조목 반박
강원도교육청(교육감 민병희)이 내년부터 실시하기로 한 고교 평준화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교육과학기술부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교과부가 규칙 개정을 늦춰 ‘2012학년도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3월 안에 공고하지 못하면, 강원지역에선 내년도 고입 전형도 학교별 선발(비평준화) 방식으로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24일 자료를 내어 “교과부가 공문을 통해 정식으로 의견을 보내주지 않는 등 지연작전을 펴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교과부의 ‘평준화 시행 유보’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21일 설동근 교과부 제1차관이 언급한 ‘학군 설정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84조 5항에 따르면, 교과부령 개정 뒤에나 학군을 의결할 수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교과부령 개정 뒤에 학군 설정 등의 내용을 발표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학생 배정방법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교과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제출한 보고서에 (이와 관련한) 주민들의 의견을 물은 설문조사 결과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교과부가 ‘중요한 정책의 변화를 위해선 주민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는 “교과부 주장은 다수결의 원칙에 어긋나지만, 도교육청이 고교 입시제도 개선 관련 정책연구 과정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해당 지역 학생·학부모·교사의 70% 이상이 평준화를 찬성했다”며 “도내 언론사가 주관한 2차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학부모층 3분의 2 이상이 평준화 도입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반박했다.
또 ‘고교 평준화 추진 기간이 짧다’는 주장에 대해선 “2005년 5월 ‘고입제도 관련 주요업무추진계획’을 발표하고, 같은 해 9월 ‘고입제도관련자문협의회’ 회의를 시작으로 5년이 넘는 공론화 기간을 거쳤다”고 밝혔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고입 선발방식 변경에 따른 관련 규칙 개정을 공식 요청했으나, (교과부는) 지금껏 공문 한장 내려보내지 않고 언론을 통해 ‘고교 평준화 유보’ 입장만 흘리고 있다”며 “교과부가 부령 개정을 미루는 것은, 평준화를 사실상 유보시키려는 노림수”라고 비판했다.
한편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78조 1항은 교육감이 매년 3월31일까지 다음 학년도 입학전형 실시절차·방법·변경사항 등을 담은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수립·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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