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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찰청, 시민단체 손잡고 비행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 확대

등록 2005-06-28 20:52수정 2005-06-28 20:52

  경북경찰청 소속 강력팀 형사들이 28일, 지방청 직무교육장에서 멘토 교육을 받고 있다.
경북경찰청 소속 강력팀 형사들이 28일, 지방청 직무교육장에서 멘토 교육을 받고 있다.

“경찰 히야 덕분에 일진 과거 털었어요”

28일 오후 2시, 50평 남짓한 경북경찰청 직무교육장을 가득 메운 경북 일선 시군 경찰서 강력팀 형사 40여명이 시민단체인 대구 케이와이시 김동렬 사무처장의 지도에 따라 초등학생처럼 매직펜을 들고 전면에 붙은 벽지에 자기 인생을 이끌어 준 멘토(조언자)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멘티-멘토링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경북경찰청의 ‘샤이닝 프로그램’에 참가한 경찰관 교육의 한 장면이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3월 20일부터 학교폭력 일진회 대책으로 샤이닝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동안 시민단체에서 비행청소년 선도교육의 일환으로 실시해 온 멘티(피조언자)-멘토링 프로그램을 경찰에 도입한 것. 학생과 경찰이 1대 1로 인격적으로 만나 문제학생이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학생 재활 프로그램이다.

이날로 100일 째를 맞은 경찰관들은 “이 프로그램의 효과가 생각보다 높아 놀랐다”고 말했다. 포항 북부 경찰서 이담화(39) 경장은 지난 3월 중순 포항시내 한 고등학교 일진회 멤버였던 ㄱ(16)군을 만났다. 학교 짱으로 후배들에게 군고구마 장사를 시키고, 강제로 문신을 새기거나 군기를 잡는다며 다리미로 발바닥을 다리는 등의 폭력으로 구속될 뻔 했던 ㄱ 군은 이 경장과 만나며 3개월 만에 몰라보게 변했다. 이 경장은 “처음 만날 때 조폭 꼬붕 흉내를 내던 ㄱ군이 만날 때 마다 변해 지금은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행동한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를 위해 경찰관들의 노력도 컸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학생들을 형사기동대 차량에 태우고 우범 지대를 돌아본 뒤 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문조서 과정을 직접 체험시키고 유치장도 견학시켰다. 수시로 학생들의 집에 전화하고 학생들이 필요할 때는 언제나 만나 밥도 사주는 좋은 형이 돼주었다. 노력은 성과로 나타나 현재 결연 프로그램을 맺은 학생 37명 가운데 아직 다시 문제를 일으킨 경우는 하나도 없다. 포항 북부경찰서 박해문(41) 경사는 “같은 사건으로 입건된 학생들 중 멘토링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은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입건된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북 경찰청은 이런 성과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4년여 동안 비행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멘티-멘토링 사업을 펼쳐온 대구 케이와이시와 손잡고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준비했다. 경북경찰청은 앞으로 시민단체와 경찰관이 함께하는 멘티-멘토링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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