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 왕산면 왕산골의 한 외딴집에 살고 있는 유상림(62)씨가 15일 오전 집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내기 위해 삽으로 눈을 치우고 있다. 유씨의 남편은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아 지난 11일 이후 나흘이 넘도록 집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강릉/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비닐집·양식장 피해 속출
찬기온에 제설작업 난항
중장비동원 복구 총력전
찬기온에 제설작업 난항
중장비동원 복구 총력전
지난 11~12일 최대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데 이어 14일에도 많게는 50㎝에 이르는 많은 눈이 내린 강원 동해안 지방에선 15일 민·관·군이 총동원돼 제설·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이날 동해안권의 아침 최저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제설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강원지방기상청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대설경보가 해제된 전날 밤 10시 현재까지 새로 내린 눈만도 △삼척 41㎝ △동해 32.8㎝, △속초 21㎝ △강릉 17.4㎝ 등에 이른다. 특히 삼척시 미로면과 하장면의 접경지역에 자리한 댓재(해발 915m) 일대에는 51㎝에 이르는 폭설이 쏟아졌다.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내린 누적 강설량을 보면 동해가 134.7㎝로 가장 많았고 강릉(108㎝)·대관령(73.3㎝)·속초(65.4㎝)가 뒤를 이었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날 오전까지 집계한 피해상황을 보면, 비닐하우스 184동을 포함한 농업시설 216곳이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졌다. 또 폭설로 침몰한 어선이 24척에 이르며, 양식시설 13곳에서도 눈 피해를 봤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제설·복구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 본격적인 피해상황 집계에 들어가면, 피해액 규모가 1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는 이날 도청 공무원 240명을 강릉 등 폭설피해 지역에 급파하는 등 주민·군인을 포함한 인력 2만3800여명과 제설차량·굴착기 등 중장비 2520여대를 투입하는 등 쌓인 눈 치우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잇따른 폭설로 외부와의 접촉이 끊긴 강릉·삼척의 3개마을 33가구 주민 51명에 대해선 이날 식수와 생필품을 공급하는 한편 통행 재개를 위해 제설작업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아침 대관령의 최저기온이 영하 19도까지 떨어진데다, 폭설이 집중된 동해(영하 6.3도)·강릉(영하 5.8도)·속초(영하 5.2도) 지역도 전날보다 2~3도씩 기온이 낮아지면서 도로에 쌓인 눈이 얼어붙어 제설·복구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릉·삼척·태백 등 7개 시·군의 시내·농어촌 버스 54개 노선이 닷새째 결행 또는 단축운행됐으며, 태백·영동선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고 있다. 동해 북평초교와 망상초교는 이날로 예정됐던 졸업식을 18일과 21일로 각각 늦추기로 했다.
춘천/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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