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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통장 죽음 부른 난방요금 ‘폭탄’

등록 2011-02-16 09:13수정 2011-02-16 11:17

주민들 항의에 자책감…SH지역난방 문제점 곪아터져
서울 노원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지역난방 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항의를 받던 통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지역에서는 이 사건이 돌발적인 게 아니라 지역난방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15일 노원경찰서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 12일 중계1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통장으로 일하던 ㅇ(47)씨가 “열심히 일하려 했는데 너무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

숨지기 며칠 전 이씨와 통화했던 한 구의원은 “이씨가 집안이 추우니 아파트 전체 세대에 공급하는 난방수의 온도를 올려달라고 관리사무소에 요청했는데, 다른 세대에서도 난방비가 많이 나오자 주민들이 자신에게 책임을 몰아갔다고 했다”며 “본인은 책임이 없는데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에스에이치공사로부터 열을 공급받아 중앙 보일러실에서 난방수를 데운 뒤 각 세대에 보내는 방식으로 난방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물 온도를 1도 올릴 때마다 난방비가 크게 올라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관리사무소는 난방수 온도를 적정 수준보다 낮게 유지하고 있다. 난방수 온도가 낮으니 주민들은 보일러를 틀어도 따뜻하지 않고 요금만 많이 나오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겨레> 2010년 12월10일치 12면)

주민 이아무개(54)씨는 “한달 난방비가 15만~17만원이라 서민아파트치고는 많이 나오지만 정작 틀어도 따뜻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지역난방을 쓰지 않는 인근 다른 아파트는 난방비가 이곳의 절반밖에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노원구는 지역 내 에스에이치공사가 공급하는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81개 아파트단지(9만6226가구)의 난방수 온도를 조사해보니 적정 기준을 유지하는 곳은 36개 단지뿐이었다. 나머지 45개 단지는 난방비 부담 때문에 난방수 온도를 적정 기준보다 낮게 유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는 에스에이치공사의 난방비 공급 단가가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다른 공급업체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노원구 자료를 보면 2009~2010년 이 지역의 가구별 지역난방 사용요금이 한국지역난방공사보다 월평균 2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 소각 등으로 나오는 폐열을 쓰는 비중이 낮고, 수도권 환경규제 등으로 다른 저렴한 연료보다 비싼 액화천연가스를 쓰기 때문이다.

노원구의 지역난방개선대책 추진단 관계자는 “에스에이치공사가 공급 기준과 가격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에스에이치공사 노원권역 통합관리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각 아파트에 지역난방 공급 관리 기준을 공문으로 보냈으며, 올해 난방 요금을 동결하는 등 난방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이유진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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