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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로 더욱 아름다워진 ‘교수님의 주례사’

등록 2011-02-18 19:10

김창규
김창규
김창규 부경대 교수
25년 사례금 대학에
대학교수가 정년 퇴임을 하면서 25년 동안 제자들의 결혼식에서 받은 주례 사례금을 대학에 쾌척했다.

18일 정년 퇴임한 부산 부경대 금속공학과 김창규(65·사진) 교수는 2000만원을 대학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그는 “내 손으로 개설한 학과가 올해 38돌을 맞았는데 후학들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주고 싶어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74년 부경대 금속공학과 개설 때부터 교수로 참여했다. 이후 같은 과에서 37년 동안 후학 양성에 매진했다.

그는 마흔 살 때 처음으로 주례를 섰다. 85년 5월13일 금속공학과 80학번이었던 제자 배영한(진흥케미칼 대표)씨의 결혼식이었다. 불혹의 나이에 주례를 선다는 것이 이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망설였지만 제자의 간곡한 요청에 수락했다.

그는 “자신의 전문기술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땀 흘리며 사는 엔지니어의 삶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매순간 인식하면서 살아달라고 말해주었다”고 첫 주례사를 회고했다. 그는 이후 지금까지 200여 차례 주례를 섰다. 결혼 시즌이 되면 요청이 줄을 이어 피곤할 때도 있었지만 사회에 발을 디딘 뒤 한 가정을 꾸리는 제자들의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때마다 제자들은 봉투를 내밀었다. 5만~20만원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제자들이 건넨 돈을 쌈짓돈처럼 쓰기보다는 뭔가 뜻있는 일을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이 돈을 쓰지 않고 통장에 꼬박꼬박 넣었다.

그는 “엔지니어들이야말로 오늘의 한국경제를 일으킨 주춧돌이 아니냐”며 “우수한 인재들이 엔지니어 분야에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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