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광탄면 마장1리의 문산천 둔치에서 불과 10여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조성돼 있다. 상수도가 설치되지 않아 지하수를 식수로 마시는 이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파주/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불안떠는 파주 매몰지 주민들
“침출수 오염 두려운데 정부는 괜찮다고만”
파주시 “상수도 설치 공사 4월까지 완료”
수원지인 임진강 지류에도 매몰지 분포
“침출수 오염 두려운데 정부는 괜찮다고만”
파주시 “상수도 설치 공사 4월까지 완료”
수원지인 임진강 지류에도 매몰지 분포
“지하수가 불안해서 생수를 사다 먹어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주민 이아무개(56)씨는 지난달 초 마을에서 ‘핏물 침출수 사건’이 발생한 이후 고양시 일산까지 1시간 넘게 자동차를 몰고 대형 할인매장에서 생수를 사다 먹는다고 했다. 파주시는 당시 매몰지 옆 도랑에 침출수가 흘러든 것이고 지하수가 오염된 것은 아니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이 마을 주민들은 지하수를 더는 먹기가 두렵다고 하소연한다.
주거지역 바로 인근에 매몰지 22곳이 조성돼 있는 마장리의 또다른 주민은 “혹시라도 침출수로 지하수가 오염됐을까 꺼림칙하지만, 생수를 사먹을 형편이 안 돼 지하수를 하루쯤 물통에 받아놓은 뒤 끓여서 마신다”고 말했다.
경기 북부의 대표적 돼지 집산지로 꼽히는 광탄면에선 이번 구제역 사태로 키우던 돼지를 모두 매몰하면서 마을 인근 등에 매몰지가 잇따라 조성돼, 지하수를 식수로 이용하는 대다수 주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탄면과 적성·파평면, 파주·법원읍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서 500m~1㎞ 이내에 있는 4776가구 1만928명이 이처럼 한달 넘게 ‘지하수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현숙 파주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아직 육안으로는 2차 오염이 확인이 안 된 상태이지만 날이 풀리면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시민조사단을 꾸려 매몰지의 지하수 오염 등을 감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주시는 매몰지 인근 지하수 사용 지역에 상수도를 설치하는 공사를 21일 시작해 4월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국비와 도비 162억원을 긴급 지원받았고 추가로 165억원을 신청한 상태다. 박기홍 파주시 상수시설팀장은 “매몰지 주변의 시료를 채취해 수질을 검사한 결과 오염기준치를 넘는 곳은 없었다”며 “축사 주변 지하수는 생활용수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많아 서둘러 상수도 공급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주시 계획대로 4월까지 상수도 설치를 완료해도 식수 오염 불안감을 말끔히 떨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파주지역 지방상수원은 파평면 금파리의 임진강인데, 임진강 지류 인근 곳곳에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광탄면 마장리의 가축 매몰지를 조사한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현재 구제역 바이러스가 어떤 상태인지 아무도 모르는데, 환경부는 ‘침출수가 강에 유입돼도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고 있다”며 “매몰지 지류의 침출수가 지하수에 영향을 주는 기간이 20년으로 지하수 이동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장기간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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