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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갈색 침출수 뽑아내자 사체 썩는 악취

등록 2011-02-21 19:41수정 2011-02-22 11:50

손으로 침출수 막아 정부가 경기도가 구제역 돼지 매몰지에서 침출수 수거 작업을 시작한 21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축산분뇨처리장으로 침출수를 실어온 분뇨운반차량에서 침출수를 저류고에 옮기는 동안 차량 호스에서 침출수가 줄줄 새어나오자(작은 사진), 방역 직원이 호스 틈을 손으로 틀어막고 있다.   남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손으로 침출수 막아 정부가 경기도가 구제역 돼지 매몰지에서 침출수 수거 작업을 시작한 21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축산분뇨처리장으로 침출수를 실어온 분뇨운반차량에서 침출수를 저류고에 옮기는 동안 차량 호스에서 침출수가 줄줄 새어나오자(작은 사진), 방역 직원이 호스 틈을 손으로 틀어막고 있다. 남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수거차량 호스서 침출수 ‘줄줄’
안정성 검사도 없이 회수작업
[현장] 경기도 남양주 돼지매몰지 침출수 첫 처리

구제역 가축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로 식수·환경 오염이 커지자 정부와 경기도가 21일 매몰지에서 침출수를 처음으로 뽑아내 폐수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침출수를 수거해 운반한 차량에서 침출수가 새어나왔다. 구제역 바이러스 감염 여부 등 안전성 검사를 생략한 채 벌이는 이런 침출수 회수 작업을 두고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한강 지류 인근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의 한 매몰지에서는 침출수가 돼지 사체와 함께 뒤엉켜 흘러나왔다.

정부와 경기도는 이날 오전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승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17일 돼지 2363마리를 파묻은 남양주시 진건읍 돼지 매몰지에서 강산성인 구연산을 뿌린 뒤 매몰지 저류조에 고인 침출수 2.5㎥가량을 뽑아냈다. 암갈색 침출수를 뽑아내자 가축 사체 썩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방역팀은 뽑아낸 침출수를 분뇨운반차량에 실어 4㎞쯤 떨어진 남양주 축산분뇨처리장으로 옮겼다. 김 지사는 “침출수가 분뇨처리장과 하수처리장 등 2단계를 거치면 완전 멸균처리돼 상수원에 대한 영향은 100% 차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매몰지 현장에 나온 한 주민은 “침출수를 분뇨운반차량에 주입하거나 옮기는 동안 차에서 흘린 침출수나 장비에 의해 오염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분뇨운반차량이 축산분뇨처리장에 도착했을 때 살펴보니, 차량 호스에서 침출수가 잇따라 새어나오고 있었다.

진건읍 축산분뇨처리장은 하루 가축분뇨 100㎥, 일반분뇨 85㎥ 등 총 185㎥를 처리할 수 있다. 경기도는 처리 용량의 10%인 18㎥의 침출수를 받아 3~4일 동안 처리한 뒤 하수처리장을 거쳐 북한강 지류 왕숙천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그러나 분뇨처리장 및 하수처리장이 오염이 심한 침출수를 제대로 처리할지도 논란거리다. 가축 매몰지 침출수의 오염물질 농도는 축산분뇨의 5~6배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36만7000여마리의 돼지를 파묻은 경기도 이천시가 최근 대월면 한 농장의 매몰지 침출수 농도를 검사해보니,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8만5000ppm, 총질소(TN)는 1만6700ppm에 이르렀다. 이는 축산분뇨가 각각 평균 1만3000여ppm, 3200ppm인 것에 견줘 5~6배 높은 것이다. 이천시 관계자는 “이런 침출수를 희석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미생물을 넣어 액체비료로 만드는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남한강 지류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여주군 여주읍 연라리 돼지 매몰지에서는, 침출수가 너비 1~1.5m, 길이 50m가량 흘러 굳어 있었고 곳곳에 돼지 사체 일부가 드러나 있었다. 이 매몰지에는 지난달 11일 돼지 5000여마리를 묻었다. 현장을 확인한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여기서 나온 침출수 등 오염물질은 남한강 지류인 소양천으로 그대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매몰지 주변 마을에선 지하수 오염 여부를 확인하려는 수질검사 의뢰가 폭주하고 있다. 매몰지가 2215곳인 경기도에선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1537건의 지하수 수질검사 의뢰가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접수됐다.

남양주 여주/박경만 김기성, 남종영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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