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중곡3동 주민들이 주축이 된 ‘상록수 장학회’는 28일 오후 중곡3동주민센터에서 이 지역 중학교 입학생 26명에게 장학금 520만원을 전달했다
주민140명 참여 ‘상록수장학회’
17년간 장학금 6240만원 전달
17년간 장학금 6240만원 전달
커피 한두 잔 값인 5000원이 17년간 쌓이니 학생 216명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작은 기적’을 만들었다.
서울 광진구 중곡3동 주민들이 주축이 된 ‘상록수 장학회’는 28일 오후 중곡3동주민센터에서 이 지역 중학교 입학생 26명에게 장학금 520만원을 전달했다.(사진)
17년 전 ‘늘 푸르고 변치 않는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뜻에서 출발한 상록수 장학회는 회원들끼리 달마다 5000원씩 모아 1년에 한번씩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이들의 지원으로 지금까지 모두 216명이 624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회를 일군 주인공은 윤경희(63)씨. 1994년 중곡3동 통장으로 일할 때 학비가 없어 중학교 진학을 못하는 학생을 보고 안타까워 지인 5명과 함께 10만원씩 학생 3명의 등록금을 대신 내준 일이 계기가 됐다. 이후 뜻을 함께 하겠다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이제는 인근 중계동·자양동·면목동 주민들까지 모두 14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회비는 변함없이 ‘5000원’이다. 한 번도 올릴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윤씨는 “한번 거액을 냈다가 다음번에 내지 않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지속적으로 내는 게 선한 마음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어 더 좋다고 생각해요. 회원들이 5000원을 내지만 그 보람은 5만원, 50만원 이상 가치를 느낍니다.”
전달식에는 회원들이 다 모여, 노래를 부르고 시 낭송도 하면서 회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직접 눈으로 보며 친목을 다진다. 상록수 장학회는 3~4년 전부터 매월 셋째주 수요일 동주민센터 도움을 받아 지역 독거노인에게 점심식사도 대접한다.
어느새 60대 중반을 바라보게 된 윤씨는 요즘 “장학회를 계속 꾸려갈 후임자가 나타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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