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KT&G에 공원개발 대가 허가…특혜 논란
대구시내 도심지인 중구 수창동 옛 대구연초제조창 자리에 대구에서 가장 높은 57층 짜리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선다. 대구시가 담배인삼공사가 이름을 바꾼 ‘케이티 앤 지’에 공원지구를 풀고 고층 건물허가를 내주겠다고 밝혀 특혜논란을 일고 있다.
대구시는 “연초제조창 자리의 땅 1만2천여평을 갖고 있는 케이티 앤 지에서 공원을 개발해주는 대가로 고층 아파트를 짓도록 해달라는 제안을 해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케이티 앤 지는 연초제조창 자리 땅 1만2천여평 가운데 7700여평을 중심 상업지역으로 바꿔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도록 해주면 주변 4천여평을 공원으로 개발하고, 노인전문 요양시설 등을 세운 뒤 대구시에 기부채납하겠다고 제안해왔다.
대구시는 땅값, 공원 조성비용, 노인복지 시설 등을 합쳐 케이티 앤 지가 기부채납하겠다는 금액이 230억원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케이티 앤 지는 공원으로 묶인 연초제조창 자리가 중심 상업지역으로 바뀌면 이곳에 지하 5층, 지상 54층∼57층, 1664세대 짜리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계획을 마련중이다.
대구시는 1999년 대구연초제조창이 문을 닫은 뒤 이곳을 수창공원으로 이름 붙인 뒤 공원구역으로 지정해놨지만,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공원으로 개발하지 못했다. 대구시관계자는 “공원개발이 늦어지면서 공원 구역 주변이 슬럼화되면서 도시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공원을 개발해서 기부채납하겠다는 케이티 앤 지 쪽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른 시간안에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들어보고, 도시계획 변경 절차를 밟아 공원지역을 풀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초제조창 자리에 고층 건물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구시가 케이티 앤 지에 특혜를 준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지역 경제계는 현재 연초제조창 자리는 공원으로 묶여 땅값이 평당 200만원 선이지만 중심 상업지역으로 바뀌면 평당 600만∼700만원 까지 값이 치솟아 케이티 앤 지쪽이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챙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구시가 도심지에 대구에서 가장 높은 최고층 건물을 허가해준다는 점에서도 특혜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수창공원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낙후된 중구가 개발되고, 침체에 빠진 중구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도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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