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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현대음악제 최우수상 재일교포3세 박수현씨

등록 2005-06-30 21:13수정 2005-06-30 21:13

“내 뿌리 음악으로 표현하고파”

“음악은 음악일 뿐이지만 작곡가의 조국이나 민족적 정서가 배어날 수 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요.”

지난 27일~29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국제현대음악제에서 재일교포 3세 작곡가 박수현(27·사진)씨가 자신의 작품 실내악 4중주 <더듬는 여행>으로 대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대구 국제현대음악제는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젊은 음악인들의 축제로 이번 음악제에는 프랑스, 미국, 스페인, 스위스, 프랑스, 일본, 한국 등 7개국에서 수십명의 작곡가와 연주자들이 참여했다.

박씨는 “조국에 와서 수상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조국이 준 내 몸과 정신에서 나오는 음들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일교포 3세인 박씨의 조부모는 1948년 제주 4·3항쟁 때 학살을 피해 고향 제주를 떠나 일본으로 밀항했다. 박씨는 “할아버지는 항상 고향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리워했고 나에게 그곳에서 있었던 끔찍한 일들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할아버지가 항상 네 조국은 한국이라고 강조했다”며 “4·3과 같은 아픈 역사를 딛고 오늘 날의 민주화를 이룬 조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재일교포들이 많은 동네에서 살아 별다른 차별이나 민족의식을 알지 못했던 박씨가 처음 자신의 뿌리를 생각하게 된 것은 오사카 음악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다. 박씨는 “대학에서 여러 곳에서 온 교포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 3학년때 재일교포 3세 청년단체인 재일 코리안 청년연합에 가입하면서 인도주의와 민족에 대해 눈뜨게 됐다. 코리안 청년연합은 일본 전역에 6개의 지부와 800여명의 회원을 가진 재일교포 청년조직이다. 민단, 총련의 구분없이 재일교포 2·3세들이 참가해 한글과 한국역사를 배우고 인권과 평화에 대해 토론한다. 최근에는 북한식량지원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여 매달 일정액을 국제기아·질병·문맹퇴치 민간기구인 제이티에스를 통해 복한에 지원하고 있다. 또 대구 케이와이씨 평화길라잡이 회원들과 경남 합천의 원폭피해자 복지회관을 위문차 방문하는 등 한국 원폭피해자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박씨는 “교포 3세들은 1,2세보다 차별은 덜 느끼지만 자기가 누구인지 뿌리를 잃고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일을 하더라도 뿌리를 찾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교 1년때인 15세 때 ‘운명’이라는 가제로 불리우기도 하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을 듣고 충격을 받아 작곡가가 되기로 결심한 박씨는 오사카에서 작곡가이자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제14,16회 일본 아사히 작곡상 본선에 진출했으며, 제3회 에이씨엘-코리아(ACL-KOREA) 신인 콩쿠르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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