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단체의 전단 살포 등에 반발한 북한이 최근 임진각을 조준 포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임진각의 3만7000여㎡ 규모의 넓은 주차장에 8일 오후 승용차 몇 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붐비던 주차장·음식점 휑해
김문수 지사는 되레 자극 발언
“북 까불면 죽는다는 것 보여야”
김문수 지사는 되레 자극 발언
“북 까불면 죽는다는 것 보여야”
임진각 주민들 전단살포 자제 호소
8일 오후 1시께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임진각’ 주차장에서 관광버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323대를 세울 수 있는 대형 주차장에는 승용차만 20여대 드문드문 있었다. 점심때면 북적대던 음식점이나 상가들은 문을 닫은 곳이 많았고, 관광객들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북한이 지난달 27일 임진각을 대북 심리전의 발원지로 규정하고 ‘조준 격파사격하겠다’고 경고한 뒤, 탈북자단체가 전단 살포를 강행하려는 것에 주민들은 극도로 불안해하고 상인들은 무척 애태우고 있었다.
임진각 15개 상가 주인들은 지난해 11월25일 ‘연평도 포격’ 사건 뒤로 외국인 손님이 80% 이상 줄었다며 “북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임진각상인회 총무 권순완(60)씨는 “북에서 임진각을 겨냥해 조준사격을 한다는데,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오겠냐”고 말했다.
임진각휴게소에서 기념품 판매점을 운영하는 송정희(60)씨는 “장사가 안돼 겨울 몇 달 문을 닫았다가 오늘은 날씨가 좋아 혹시나 하고 나와 봤는데 역시나 손님이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임진각에서 출발해 제3땅굴~도라전망대~도라산역~통일촌을 2시간30분 동안 둘러보는 ‘디엠제트(DMZ) 견학 셔틀버스’ 운전사 이옥렬(61)씨는 “요즘엔 대기만 하다가 퇴근하는 날도 잦다”고 말했다.
문산읍 이장단 협의회는 전단 살포를 막겠다며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임진각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도 10일부터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오는 10일께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20만장을 날리겠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아 충돌이 우려된다. 이 단체는 2004년부터 100여차례 전단 2500만장을 살포해왔다.
이날 오후 임진각을 찾은 이인재 파주시장은 “접경지역인 파주는 포 소리만 들려도 지역경제가 휘청댈 만큼 민감한 지역”이라며 “이념을 떠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임진각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전단 살포를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오후 임진각을 방문해 임진각상인회, 문산읍 이장단 협의회, 지역 주민 등 30여명과 연 간담회에서 “심심하면 포격 도발하겠다고 하는 북에 대해 ‘까불면 죽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임진각에서 전단을 뿌리려는 단체를 두고는 “동두천이나 포천에서 날리면 더 잘 날아갈 텐데, 왜 굳이 임진각에서 날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께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선 해안가 쓰레기 수거 등 취로사업에 참가한 주민들 사이에 ‘북한 쪽 포문이 열렸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주민 수백명이 대피소로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연평면 관계자는 “대피 관련 방송을 한 적이 없는데 순식간에 입소문이 퍼졌다”며 “군부대를 통해 소문이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주민들을 해산시켰다”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경기도 파주시 제3땅굴 외국인 관광객 방문 추이
이날 오후 임진각을 찾은 이인재 파주시장은 “접경지역인 파주는 포 소리만 들려도 지역경제가 휘청댈 만큼 민감한 지역”이라며 “이념을 떠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임진각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전단 살포를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오후 임진각을 방문해 임진각상인회, 문산읍 이장단 협의회, 지역 주민 등 30여명과 연 간담회에서 “심심하면 포격 도발하겠다고 하는 북에 대해 ‘까불면 죽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임진각에서 전단을 뿌리려는 단체를 두고는 “동두천이나 포천에서 날리면 더 잘 날아갈 텐데, 왜 굳이 임진각에서 날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의 음식점과 상가들이 8일 오후 점심시간인데도 텅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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