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춘천지역 농산물 유통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 ‘봄내살림’ 일꾼이 소양로2가 서부시장 지하상가 가게에서 회원들에게 보낼 유기농 채소를 다듬고 있다.
지역 친환경 농산물 유통
소비자·농민에 기쁨 듬뿍
저소득층 노인에 식사배달
회원 늘수록 ‘밥상 추가요’
소비자·농민에 기쁨 듬뿍
저소득층 노인에 식사배달
회원 늘수록 ‘밥상 추가요’
[사람과 풍경] 춘천 사회적기업 ‘봄내살림’
위생복을 차려입은 물품관리 담당 김정희(50)씨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이른 새벽 강원 춘천시 사북면 신포리 밭에서 갓 뽑아온 중파에서 나는 향이 은은하다. 저울에 올려 무게를 맞춘 뒤 정성 들여 봉투에 담는다. “에누리 없이 정량을 맞추느냐”고 부러 물었더니 김씨가 빙그레한다. “무게 맞추자고 (파를) 자를 수는 없잖아요.”
지난 16일 오전 춘천시 소양로2가 서부시장 지하상가, 춘천지역에서 나는 농산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 ‘봄내살림’을 찾았다.
지하상가 한가운데 줄을 맞춰 놓인 냉장용기가 가지런했다. 봄내살림의 ‘주력 상품’인 생명밥상 회원들에게 나가는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다. 김씨는 “이번주 밥상에는 유정란, 미나리, 감자, 양파, 중파, 그리고 쌈채소가 들어간다”며 “다음주에는 두부, 콩나물, 커리, 닭가슴살, 통마늘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봄내살림의 모태는 2008년 11월 춘천생협과 농업인연합회를 주축으로 춘천시민연대·여성민우회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꾸린 춘천친환경농산물유통사업단이다. 2009년부터 회원직거래 체제로 생명밥상 사업과 함께 시내 어린이집 등에도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시작했다.
지난해엔 상황이 나아져 사북면 지촌초교 등 4개 학교에 급식재료 납품을 시작했고, 시내 18개 학교에 급식용 친환경쌀도 공급한다. 사업 첫해 1억4천만원에 그친 매출 규모도 4억7천만원까지 늘었고, 40가구로 시작한 생명밥상 회원도 130여가구로 늘었다. 지난해 10월엔 지역농산물(로컬푸드)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공식 인증을 받아 올 1월1일 어엿한 ‘주식회사’로 거듭났다.
살림살이가 나아지면 나누고 싶어지는 법이다. 봄내살림은 이달 들어 지역 자활후견기관의 소개를 받아 저소득층 노인 3가구에 ‘밥상’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생명밥상 관리담당 김우진(31)씨는 “3가구 모두 당뇨가 심한 어르신이 계셔서, 자활기관에서 공급하는 도시락을 드시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회원 50가구에 1가구씩 어려운 이웃을 지원할 계획이었다니, 생명밥상 회원이 늘어나는 만큼 밥상을 나누는 이웃도 많아질 터다. 사단법인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처장 출신인 이진천(43) 대표이사는 “회원제 직거래를 통해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농민들과 건강한 먹을거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게 봄내살림의 구실”이라며 “친환경 학교급식이 확대되면서 농민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친환경 지역 농산물 생산·유통개혁의 고리 노릇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생명밥상 관리담당 김우진(31)씨는 “3가구 모두 당뇨가 심한 어르신이 계셔서, 자활기관에서 공급하는 도시락을 드시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회원 50가구에 1가구씩 어려운 이웃을 지원할 계획이었다니, 생명밥상 회원이 늘어나는 만큼 밥상을 나누는 이웃도 많아질 터다. 사단법인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처장 출신인 이진천(43) 대표이사는 “회원제 직거래를 통해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농민들과 건강한 먹을거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게 봄내살림의 구실”이라며 “친환경 학교급식이 확대되면서 농민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친환경 지역 농산물 생산·유통개혁의 고리 노릇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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