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류 신곡수중보 통선문 설치안
개발연 “한강하류쪽 이전방안 갈등 최소화”
환경단체 “장항습지 생태계 파괴” 강력반발
환경단체 “장항습지 생태계 파괴” 강력반발
경기도가 올해 말 개통 예정인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와 연계한 뱃길을 놓는다며 한강 하류 신곡수중보에 ‘통선문’ 설치를 검토해, 생태계의 보고인 장항습지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양시와 환경전문가들은 썰물 때면 강바닥을 드러내는 한강 하구를 준설해 5000t급 유람선을 운항하려는 것은 환경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7일 경기개발연구원과 고양시, 환경단체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개발연구원은 경기도가 그동안 추진해온 신곡수중보의 한강 하류쪽 이전 방안이 고양시와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닥치자, 대안으로 신곡수중보에 배가 드나들 수 있는 통선문을 설치하는 안을 최근 김포시와 고양시에 제안했다.
경기도는 그동안 경인운하를 고양·김포·파주와 이어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신곡수중보를 14㎞ 하류에 있는 김포시 하성면 하성대교 예정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신곡보를 하성대교 근처로 옮기면 홍수를 예방하고 10억8000㎥의 골재를 채취할 수 있는 등 부수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개발연구원은 “경기도가 검토했던 신곡수중보 이전안은 장항습지의 20%가 물에 잠기게 돼 환경단체와 고양시의 반발로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통선문 설치안 마련의 배경을 밝혔다. 통선문 설치 비용은 5000t급 국제여객선이 항해할 수 있는 규모(너비 22m, 길이 253m)는 541억원, 관광유람선 규모(너비 12m, 길이 130m)는 225억원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조응래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은 “고양시와 김포시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신곡수중보를 옮기지 않고도 한강 하류에 배가 다닐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게 됐다”며 “현재 김포시와 고양시에 제안해 의견을 알아보고 있는 단계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조 부원장은 또 “경인아라뱃길이 개통돼도 경기도 구간이 제외되면 김포시의 한강시네폴리스 조성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준설하고 인공구조물을 만들면 김포대교~일산대교 7.6㎞ 구간의 뱃길 개설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한강 하구에 통선문을 설치해 배를 띄우면 습지보호지역인 장항습지가 훼손되고 주변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며, 한강을 살리기 위해 잠실보와 신곡보를 뜯어내 자연형 하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5000t급 유람선이 다니려면 수심 6~7m는 필요한데 한강의 수심은 간조 때면 2~3m에 불과해 작은 고기잡이 배도 다니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대규모로 준설하고 옹벽을 설치할 경우 장항습지의 육화가 가속화하는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양시 관계자도 “한강 하구는 모래땅이라 준설을 해도 곧장 다시 메워져 계속 파내야 한다”며 “서울시처럼 한강 준설 비용으로 한해 46억원을 쓰느니 차라리 보를 허무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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