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육성법 통과에 레포츠 시설 유치 등 타당성 검토
구제역으로 양돈농가가 초토화된 강원 철원군이 말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철원군은 19일 구제역으로 무너지다시피 한 양돈산업을 대체할 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말 산업 육성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군은 지난 2월18일 ‘말 산업 육성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시행에 들어가는 오는 8월부터 말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각종 정책적 지원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철원군이 말 산업에 관심을 두는 것은 이 지역이 비무장지대와 가까운 접경지역이어서 변변한 리조트 단지도 없는데, 말 산업을 육성하면 승마 등 새로운 레포츠 시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철원군은 우선 말 산업 육성의 타당성 검토에 나서기로 하고, 연구용역에 필요한 예산 5천만원을 추가로 편성해 줄 것을 군의회에 공식 요청했다.
철원군 기획담당 김유희씨는 “승마장 울타리 밖에서 말 타기를 즐기길 원하는 동호인들을 위해 철원평야에 산재한 농로와 하천 제방 등을 활용하는 등 입지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며 “승마공원 조성이나 말고기 가공산업 등 말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을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원군에선 지난해 구제역 발생 직전까지 83가구가 11만5천여두를 사육했지만,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전체 사육두수의 95% 이상을 매몰처분하는 등 축산의 기반 자체가 무너졌다. 현재 철원군의 ‘양돈산업’은 8~9가구가 사육하고 있는 5천~6천마리가 고작이다.
한편, 철원은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동송읍 일대 평원지대인 대야잔평을 사냥과 군사훈련을 겸하는 강무장으로 사용하는 등 역사적으로도 말 산업과 인연이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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