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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노숙인 축구단, 무기력증 ‘뻥’

등록 2011-04-21 22:22

구로구서 창단·지원 앞장
자활의지 북돋아 삶 변화
“앞날이 막막해 술만 마시고 무기력증에 빠지기 일쑤였는데, 축구단 덕분에 꿈이 생겼어요. ”

서울 구로구가 자치구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노숙인축구단이 노숙인들의 홀로서기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구로구는 33명의 노숙인으로 구성된 ‘구로디딤돌축구단’을 만들었다고 21일 밝혔다. 반복되는 음주, 고립된 생활, 낮아진 자존감 등 노숙생활의 악순환을 축구로 끊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해 말 2500만원의 지원예산을 편성하고, 노숙인이 많이 찾는 구로리어린이공원 등에서 직접 노숙인을 만나 설득작업을 펼쳤다. 처음엔 거부반응을 보이던 이들도 매일 찾아오는 담당 공무원의 설득에 못 이기는 척 축구단에 가입했다.

디딤돌축구단은 2일부터 구로구 고척동 계남근린공원에서 매주 토요일 아침 10시부터 2시간 동안 훈련을 하고 있다. 훈련이 끝나면 근처 목욕탕에서 다같이 땀을 씻어내고 해장국을 먹으러 간다. 구로구 관계자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사기를 당한 분들도 많은데, 함께 운동하면서 사람 사이의 유대감도 되찾고 단체생활에도 적응해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축구는 이들의 삶도 변화시키고 있다. 술을 즐겨 마시던 단원들은 훈련이 있는 토요일을 위해 금요일부터 술을 참는다. 구는 건강검진, 취업교육 등을 통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자활의지가 강한 회원은 구청으로부터 일자리도 소개받고 있다. 고아무개(46)씨 등 단원 3명은 이달부터 구로리어린이공원의 노숙인을 돌보는 공공근로를 시작했다.

노숙인 자활의 집에서 초등학생인 딸과 살고 있는 김아무개(52·택시운전사)씨는 “어릴 때 이후 오랜만에 공을 차느라 땀흘리며 뛰니 즐겁다”며 “딸내미를 위해서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뛰고 싶다”고 말했다.

디딤돌축구단은 26일 계남근린공원에서 창단식을 갖고 가수 설운도씨 등 연예인들로 구성된 ‘독수리연예인축구단’과 친선경기를 펼친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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