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폐정수장이 수중스튜디오로 탈바꿈해 20일 배우들이 수중 격투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
지난 2000년 가동이 중단된 뒤 10년 동안 흉물로 방치돼온 경기 고양시의 폐정수장이 아시아 최대 규모 수중촬영장인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로 탈바꿈해 20일 개장했다.
고양시는 시설물 유지를 위해 해마다 3000만원의 관리비가 드는 덕양구 오금동 고양정수장을 철거하는 대신, 3년 동안 38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해 특수촬영이 가능한 수중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는 총면적 2만5900m²(약 7800평)로 가로 58m, 세로 24m, 깊이 3.8m 규모의 대형 수조와 중·소형 수조를 1개씩 갖춰 ‘타이타닉’과 같은 영화나 드라마, 광고의 수중촬영을 할 수 있다. 2009년 영화 <해운대>의 대형 쓰나미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고양시는 건물 5개 동을 고쳐 최대 200명의 촬영관계자들이 숙식할 수 있는 시설로 꾸몄다.
개장식에는 내년 7월 개봉 예정인 영화 <더 타워>의 김지훈 감독과 배우 설경구·손예진·김상경씨 등이 참석해 수중촬영을 시연했다.
고양시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배우 겸 탤런트 이동신(54)씨는 “한국 영화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수중촬영장이 고양시에 설립돼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스펙터클하고 수준높은 수중장면 촬영이 가능하게 됐다”며 “다양한 수중영상물 제작으로 영화와 방송영상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이곳에서 영화·드라마·광고 등 연간 38편의 수중영상물을 촬영해 20억원 이상 대관 수입을 올리고, 연간 80억원의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양정수장은 1984년부터 하루 3만t의 물을 정수해 덕양구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해왔으나 2000년 팔당 광역상수도가 공급되면서 16년 만에 가동이 중단됐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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