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계곡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되면서 도심의 소음을 씻어주는 시원한 계곡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100대 명산’ 가운데 명지산, 유명산, 운악산, 화악산, 축령산 등 5곳을 품고 있는 경기 가평군은 전체 면적의 83%가 산으로 둘러싸인데다, 등산안내도에 표시된 산만도 52곳에 이를 만큼 경관이 빼어난 산과 계곡이 많아, 수도권 주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최근 서울~춘천고속도로와 경춘선복선전철이 개통돼 수도권에서 접근성도 한층 좋아졌다.
■ 명지계곡 화악산(1468m)에 이어 경기도에서 두번째로 높은 명지산(1267m)에서 흘러내리는 5km의 명지계곡은, 산의 명성에 걸맞게 계곡도 맑고 아름다워 가평 제일의 계곡으로 불린다. 들머리에서 2㎞ 지점에 있는 명지폭포와 바위를 깎아만든 것 같은 항아리 모양의 소(沼)는 이 계곡의 백미다.
■ 용추계곡 경기도립공원인 연인산(1068m)에서 시작해 칼봉과 노적봉, 매봉 등 험준한 산을 지나 가평읍 승안리 용추폭포까지 10여km에 이른다. 용추구곡으로 불리는 와룡추, 무송암, 탁령뇌, 고실탄, 일사대, 추월담, 청풍협, 귀유연, 농완계가 있어 ‘가평8경’ 가운데 제3경으로 꼽힐 만큼 절경을 자랑한다.
■ 유명계곡 설악면 가일리에 있는 유명산(862m) 계곡으로, 유명산 주차장에서 정상 부근까지 2km 이어져 있으며 계곡 어귀는 가족 물놀이에 제격이다. 입구지계곡이라 불리는 이곳은 박쥐소를 시작으로 마당소, 용소, 궝소 등 크고 작은 소들이 연달아 소금강과 견줄 만큼 아름답다.
■ 녹수계곡 명지산과 청계산, 귀목봉에서 시작한 조종천이 상면 항사리에 이르러 청우산(619.3m)과 녹수봉(369m) 사이를 지나면서 만든 길이 3km의 계곡이다. 산 골짜기를 흐르는 계곡이 아니라 물이 차갑지 않고 물살이 세지 않아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적당하다.
■ 운악계곡 현등사계곡이라고도 불리는 운악계곡은 하면 하판리에서 운악산(937.5m)으로 오르다가 산 중턱에 있는 현등사까지 2km에 걸쳐 있다. 하판리 주차장에서 시작해 백년폭포와 무우폭포, 민영환 바위를 지나기까지 계곡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이어져 있어 유려한 곡선모양이 한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 어비계곡 설악면 가일리와 양평군 옥천면 용문리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어비산(826.7m)을 타고 흐르는 3km 길이의 계곡이다. 물고기가 계곡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어비(漁飛)계곡은 실제로 여름철 장마로 불이 불면 물고기들이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 조무락골 산수가 아름다워 새가 춤추며 즐겼다 해서 조무락(鳥舞樂)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석룡산(1120m) 자락을 흐르는 가평천 최상류 계곡으로 6㎞에 걸쳐 폭포와 담(潭)·소가 이어진다. 소마다 암석과 수목에 둘러싸여 있으며 바위틈새에서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끼게 하는 찬 바람이 나온다. 가평/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사진 가평군 제공
용추계곡
어비계곡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