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현안 이렇게 푼다 영등포구, 거주 외국인 지원사업
서울 자치구중 전담팀 유일
서울 자치구중 전담팀 유일
ㅂ(10)군은 또래보다 늦된 표현력 때문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부모는 문화적 차이로 서로 다툰 적도 꽤 있다. ㅂ군의 어머니는 중국인인 까닭이다.
보다 못한 어머니 김아무개(36)씨는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영등포글로벌빌리지센터의 어린이상담센터를 아들과 함께 찾았다. ㅂ군과 가족들은 여러 차례 전문 상담사와 대화하고 제주도·비무장지대 등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2009년 8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문을 연 영등포글로벌빌리지센터는 한국어 교육, 의료 등 복지 지원, 한국문화 체험 등 다양한 이주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이 센터는 지난 4월 전국 처음으로 어린이 상담센터도 개설했는데, 날마다 150~200명이 방문할 만큼 이용률이 높다.
글로벌빌리지센터는 서툰 한국어 실력 때문에 일반학교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1년 과정의 한국어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값비싼 대학 부설 어학당 말고는 국내에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부족한 터라, 노원구나 경기도 부천·의정부 등에 사는 외국인들도 찾아온다.
외국인 많은 곳이라면 흔히 이태원을 떠올리지만, 서울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영등포구다. 법무부 자료로는 57개국에서 온 외국인이 5만530명이나 된다. 중국인이 주민의 절반가량 되는 대림동 등 외국인이 많은 지역에선 주민들과 외국인들의 시비도 잦다.
지금의 출입국 관리 시스템으로는 자치구가 관내 외국인들의 사정을 소상히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영등포구 직원은 “예를 들어 비자가 만료될 때 출국 안내를 하거나 잔류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알려줄 텐데, 다른 구에서 이사 온 이들이 아니면 외국인들의 구체적인 사정을 파악하기가 어려워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정부에 여러 차례 제도 개선을 건의했지만, 뾰족한 답을 듣지는 못한 상태라고 했다.
영등포구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2008년 외국인 지원 전담팀을 만들어, 구 차원의 지원책을 개발하는 동시에 정부의 정책 정보를 제공하며 외국인들을 돕고 있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려면 이주민이나 다문화가정 자녀들뿐 아니라 주민들이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앞으로는 주민 설득에도 중점을 두고 지원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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