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모니터요원들, 시정고발 사진찍어 시홈페이지에
디카를 애용하는 오도연(47·서울농수산물공사 과장)씨는 어딜가나 항상 두리번거린다. ‘불편한 뭔가’를 찾기 위해서다. 지난 3월 서울시 디카모니터요원이 되면서부터 오 과장은 걸을 때나 차를 탈 때나 바꾸고 싶은 현장을 발견하면 즉시 멈춰 사진을 찍었다. 종로1가 버스정류장이 노점과 지하철 환기구에 가로막힌 모습, 탄천 둔치 자전거도로에 중앙선이 그어져있지 않아 보행자와 자전거·인라인이 뒤엉켜 다니는 광경 등 그가 네달 동안 서울시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은 모두 57건이나 된다.
회사원 신정우(27)씨도 지난 4개월 동안 눈을 부릅뜨고 다녔다. 그전엔 “ 불편함을 느껴도 의견을 개진할 곳이 없어 꾹 참을 수밖에 없었던” 신씨는 디카요원이 되자 쾌재를 불렀다.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신씨는 보행환경과 안전문제에 관심이 많다. 휠체어가 쉽게 다니도록 보도 턱을 낮추고 점자블록까지 설치해놓은 보도 한가운데 무인단속카메라기를 설치해 길을 막은 서초4동, 대구지하철사고 이후 한창 지하철 안전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을 때인데도 정작 ‘84년 11월’이라고 적힌 소화기를 싣고 다니던 지하철1호선 등등. 그는 이처럼 시민의 눈높이로 고발한 사진 37장을 올렸다.
서울시는 11일 디카모니터요원으로 열심히 활동한 두 사람을 ‘우수모니터요원’으로 정해 50만원어치의 국민관광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또 모니터요원들이 고발한 현장 사진을 토대로 관련 부서를 통해 시책에 반영하거나 개선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디카가 보편화되다보니 1기 디카모니터링이 예상밖의 큰 호응을 얻었다”며 “4개월마다 모니터요원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기 모니터요원으로 활동하려면 17일까지 서울시 홈페이지(seoul.go.kr)에서 서울과 관련한 사진 파일 1개를 첨부해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이유주현기자
edig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