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부안역사문화연구소 회원들이 ‘부안이야기의 밤’ 행사를 열었다. 부안역사문화연구소 제공
사람과 풍경 지역생활사잡지 펴내는 ‘부안역사문화연구소’
2009년 첫 발간…통권 4호째
50여명 회원 매달 1만원씩 내
문화재단으로 발돋움 계획도
2009년 첫 발간…통권 4호째
50여명 회원 매달 1만원씩 내
문화재단으로 발돋움 계획도
전북 부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역사문화연구소를 꾸려 지역의 역사와 주민의 생활을 알리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안역사문화연구소는 부안 사람들의 따뜻한 성품과 올곧은 기질을 기록하겠다며 최근 <부안이야기> 여름호를 펴냈다. 2009년 12월 처음 이 책을 낸 데 이어 통권 4호째다. 이 연구소는 여름과 겨울 1년에 두 차례 발간을 목표로 한다. 올해 말에는 통권 5호를 낼 예정이다. 이들은 2000권을 제작해 지역을 떠난 향우들에게도 책을 보내 고향에 대한 관심을 유도한다.
이번 호에는 ‘어살(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어로방법)에서 고기를 잡다’ ‘석유 없이 농사짓기-주산면 화정마을’ ‘초보농꾼의 부안 정착-무농약재배, 자연과 공생을 넘어 사람을 위하여’ ‘1960년대 백산삼거리의 시끌짝한 모습’ ‘부안실록-이규보, 원효를 찾아보다’ 등을 다뤘다.
기획·편집에 참여한 부안백산고 정재철(56) 교사는 “군지와 도지에만 지역의 역사가 일부 나올 뿐, 지역의 역사가 거의 발굴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지역사에 관심을 갖고 고문서·왕조실록 등의 객관적 사료를 통해 지역생활사를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교수 등은 큰 틀에서 연구하기 때문에 지역생활사를 잘 다루지 않는 경향이 있고, 지역생활사가 돈이 되지도 않는다”며 “묻혀 있는 지역사를 전문적으로 접근해서 책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를 제대로 알아내서 과거와 함께 현재·미래를 담아보자는 것이다.
연구소의 회원은 현재 50여명이다. 회비와 후원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경제적 자립을 위해 올해 말까지 100명으로 회원을 늘릴 계획이다. 회원은 매달 1만원씩 낸다. 책 제작비는 1회 700만원가량이 들어간다.
부안역사문화연구소는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찾는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앞으로 조직을 문화재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람이 바뀌어도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어져 가도록 한다는 취지다. 부안을 사랑하자는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그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치과의사인 신영근(55) 소장은 “부안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서 수년 전에 이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재정이 넉넉하지 못해 필자에게 원고료를 지급하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지만 회원들의 열의만큼은 대단해 잘 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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