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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행신지구 ‘성사천’ 구하기

등록 2011-09-08 23:02

70억원을 들여 하천 물길을 좁히고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조성한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지구 성사천. 마을 주민들은 “비만 오면 물이 범람하고 토사가 쌓여 이용할 수 없다”며 원래의 자연형 하천으로 되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70억원을 들여 하천 물길을 좁히고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조성한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지구 성사천. 마을 주민들은 “비만 오면 물이 범람하고 토사가 쌓여 이용할 수 없다”며 원래의 자연형 하천으로 되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잘못된 정비공사로 자연형 하천 망쳐
자갈·석축 쌓으면서 악취…비오면 범람…”
시민들 원상복구 요구
* 성사천 : 서정마을 하천
물길을 좁히고 둔치에 산책로 등을 조성하는 정비 공사가 벌어지고 있던 하천은 물론, 3년 전 정비 공사를 끝마친 도심 하천도 지난 7~8월 집중호우 때 만신창이로 바뀌었다며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원상복구할 것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고양 시민들과 하천·환경 전문가들은 정비 공사가 진행중인 고양시 덕양구 삼송지구 오금천에 이어, 2008년 6월 정비 공사를 마친 덕양구 행신지구의 성사천도 “정비 뒤 자연형 하천이 망가졌다”며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년 전 덕양구 행신2지구 택지개발 때 70억원을 들여 서정마을 앞 성사천 2㎞ 구간의 물길을 반듯하게 좁히고 양쪽 둔치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조성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비가 조금만 와도 물이 범람해 토사가 쌓이고 물웅덩이가 생겨 거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항의해왔다. 행신동 주민 모임인 ‘성사천 지킴이’는 8일 고양시에 공문을 보내 “성사천의 통수면(물이 넘치지 않고 안전하게 흐를 수 있는 공간)을 넓히고 자연적인 정화작용을 도와주는 생태하천으로 되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주민 권현숙(40)씨는 “상류 지역의 생활하수가 성사천에 흘러들어 갈수기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악취가 심하게 난다”며 “고수부지에 조성한 산책로는 거의 이용하지 못하고 조경석도 비에 쓸려 애물단지가 됐다”고 주장했다.

성사천의 생태환경을 모니터해온 ‘피지에이(PGA) 습지생태연구소’의 한동욱 박사는 “정비 이전 성사천은 모래톱과 여울, 소가 있어 피라미와 모래무지 등이 많이 서식한 생태환경이 좋은 하천이었다”며 “자갈과 석축을 쌓은 뒤 수온이 올라가고 녹조가 퍼져 물고기와 수생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토지주택공사가 100억여원을 들여 정비 공사를 벌이고 있는 덕양구 삼송지구의 오금천도 조경석과 콘크리트로 너비 2~3m의 좁고 반듯한 수로를 만들어놓은 2.8㎞ 구간 곳곳이 지난 7~8월 집중호우가 휩쓸고 간 뒤로 크게 훼손됐다.(<한겨레> 8월25일치 15면)

8일 오금천 공사 현장을 둘러본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시공중인 저수호안 블록은 홍수에 매우 취약해 지방정부가 유지관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이 방식으로 정비한 창원의 남천, 광주천, 원주천, 춘천 공지천 등 많은 하천들이 올해 집중호우 때 큰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콘크리트 호안을 뜯어내 물길을 되살릴 것을 토지주택공사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지주택공사 쪽은 “고양시와 경기도, 관계 전문가들과 합동점검을 실시해 개선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오금천 정비 공사는 공정률 69%로,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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