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곳에 임시보호센터…주말도 30여명 이용 가능
자폐성 장애를 앓는 딸 미진(27)씨를 혼자 돌보는 이아무개(57)씨는 주말만 되면 걱정이다.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딸이 주말에는 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씨가 주말에 일을 하러 나가면 미진씨는 종일 혼잣말을 하며 거리를 헤맸다.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없는 딸이 혼자 돌아다니는 동안 이씨로서는 걱정만 할 뿐 별 도리가 없었다.
미진씨 같은 여성장애인과 가족들을 위해 이달 서대문구 홍은동(다솜센터)과 중랑구 망우동(다운누리센터) 두 곳에 16일 첫 시립 여성장애인임시보호센터가 문을 연다. 짧게는 하루부터 길게는 30일까지 여성장애인을 보호하는 공간이다.
서울에는 현재 시 지원을 받는 31곳의 법인 장애인 단기보호시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설이 주말에는 운영을 하지 않거나 중증장애인을 받지 않아 장애인 가정의 불편이 컸다. 이번에 문을 연 시립 보호센터는 모든 장애인에게 연중 24시간 문을 열어두고 있다.
일반 주택을 개조해 만든 센터에는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집단활동실과 승강기 등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갖췄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과 직업재활훈련, 체력단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두 곳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모두 30여명 수준이지만 긴급한 경우에 쉬어가는 곳이므로 공간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자는 최장 30일까지 머물 수 있고 필요하면 체류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