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충북 옥천군 안남면 덕실마을에서 농촌체험에 나선 어린이들이 황토고구마를 캐고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사람과 풍경 옥천 덕실마을 농촌체험
소풍 가듯 대전에서 넉넉잡아 1시간이면 닿는 작은 마을에서 도심 가족을 위한 가을잔치를 연다. 충북 옥천군 안남면 도덕리 덕실마을에서 22일 ‘가족과 함께하는 생산지농촌체험’ 행사가 열린다. 대청호와 멀지 않지만 산골마을처럼 아늑하다. 길 따라 30여가구가 사는 마을 앞뒤로 맑고 높은 파란 하늘이 펼쳐지고, 반쯤 추수가 끝난 들판에는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가득하다.
행사를 마련한 이들은 대청호환경농민연대, 이 단체는 대청호를 끼고 앉은 충북 문의·옥천·영동, 충남 금산, 전북 무주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대전시민들과 농산물을 나누고 교류하려고 4년 전 꾸렸다.
농촌 체험에 나선 이들은 마을도서관 옆 논에서 벼를 베고, 텃밭에서 황토 고구마를 캔다. 고구마는 가족당 5㎏씩 가져갈 수 있다. 우리밀 수제비와 찐고구마가 점심으로 나온다. 향긋하고 입에 쩍쩍 붙는 막걸리 한사발은 기본이다.
대청호환경농민연대는 ‘도농이 공유하는 건강한 삶’을 주제로 한 강의도 준비했다. 물가는 오르고, 수입은 줄어들면서 도시민의 삶이 각박해진데다 도시에서 태어난 세대가 성장하면서 농촌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은 현실을 극복해 보자는 뜻이다. 덕실마을 주민들은 몸에 좋은 농산물을 주문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사람이 오가는 교류가 이뤄져 농촌에 활력이 넘치길 바랐다. 어른들이 강의를 듣는 사이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마을길을 신나게 내달릴 터이다.
송윤섭 대청호환경농민연대 대표는 “농촌 들판에서 사람들이 어우러져 수확하는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가을 모습”이라며 “시골 부모님이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것처럼 농민연대가 계절별로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종류대로 모아 파는 ‘꾸러미’도 많이 사랑해 달라”고 부탁했다.
농촌체험 신청은 대전경실련 (042)254-8060, 대전환경운동연합 (042)331-3700. 꾸러미 농산물 주문은 대청호환경농민연대 070-8729-6204.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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