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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병원장 가담 400명 ‘보험사기’ 덜미

등록 2011-11-04 10:24

태백 주민, 의사 등과 짜고 ‘환자 노릇’ 140억 챙겨
한사람이 5년간 889일 입원…가족 동원 짬짜미도
강원 태백에서 최근 5년여 동안 150억원대의 보험사기 행각을 벌여온 혐의로 의사와 보험설계사, 환자 노릇을 한 주민 등 400여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입건된 주민은 대부분 직업이 없는 주부들이어서 지역경제가 장기간 침체된 데 따른 ‘생계형’ 범죄로 추정된다.

강원지방경찰청(청장 옥도근) 수사과는 3일 가짜 환자를 입원시켜 건강보험공단에서 거액의 요양급여비를 챙긴 혐의(사기 등)로 ㅎ의원 원장 엄아무개(63)씨 등 의사와 사무장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아무개(46·여)씨 등 전·현직 보험설계사 72명과 일부러 다치거나, 다쳤다고 보험사를 속여 보험금을 챙긴 주민 331명 등 410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윤아무개(56·여)씨가 내 집 다니듯 병원을 찾은 건 2005년부터다. 그 무렵 6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그는 올해 2월까지 37차례에 걸쳐 무릎관절증·당뇨병 등으로 889일 입원했다. 남편과 아들·딸, 사위도 비슷한 기간 동안 장기 입원치료를 받았다. 윤씨 일가족의 최근 5년간 입원치료 기간은 모두 2030일, 챙긴 보험금은 2억5천여만원에 달했다.

주부 이아무개(45)씨의 자녀들은 방학이면 병원에 입원했다. 대학에 다니는 두 딸과 중학생 아들 명의로 17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이씨는 2008년 이후 방학 때마다 자녀들을 병원에 입원시키고, 보험금으로 4천여만원을 챙겼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김아무개(63·남)씨도 4년 동안 ‘등산하다 넘어졌다. 나무에서 떨어졌다’는 이유 등으로 15차례 입원했다. 5개 보험상품에 가입한 그는 1억2천만원을 타냈다.

엄씨 등 의사들은 2007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입원 안 해도 되는 이른바 ‘차트환자’ 330명을 유치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모두 17억1천만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 주민들은 병원과 짜고 가짜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금 약 140억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사고 있다.

병원 쪽에선 가짜 환자들에게 ‘입원기간 중에는 공문서를 발급받거나 신용카드 사용, 기록이 남는 해외여행 등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한 주민 대부분이 40~60대 주부이고 일정한 직업이 없는 이들이 83%인 점으로 미뤄 광산 폐광 이후 장기간 경기가 침체되면서 생활이 어려워진 주민들이 입소문을 듣고 보험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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