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호 구청장 “지역 낙후돼 주민들 떠나”
초·중생 대상…34억원 비용 마련 과제 남아
초·중생 대상…34억원 비용 마련 과제 남아
지난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강성호(45) 대구 서구청장이 무상급식을 실현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강 구청장이 한나라당 소속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그는 “정부와 대구시가 오랫동안 서구에만 투자를 하지 않아 지역이 낙후되면서 주민들은 못 살겠다며 앞을 다퉈 마을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남아 있는 주민들도 소득이 낮아 정부와 대구시를 원망하는 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무상급식은 서구를 살리려는 작은 몸부림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서구에는 초등학교 17곳 1만여명, 중학교 9곳 5890명, 고등학교 5곳 6920명 등 31개 초·중·고교에 2만29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이 가운데 초등학생과 중학생 1만5900여명의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29%인 4691명에게 무상급식을 하고 있어 1만1200명의 무상급식 비용만 마련하면 된다.
서구 이상규 기획관리실장은 “1만1200명의 무상급식 비용은 연간 66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이 가운데 34억원을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이 내년 예산에 반영해 놓은 것으로 안다”며 “나머지 32억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구청장은 취임한 뒤 처음으로 지난 4일 김범일 대구시장을 만나 “낙후된 서구를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무상급식을 하자”며 “무상급식 비용 32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서구만 특별히 지원하면 다른 지역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예산 지원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 구청장은 10일 우동기 대구시교육감도 찾아가 서구에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그는 “우 교육감도 예산 지원을 거절하면 서구 출신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과 조원진 의원 등을 만나 국비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이마저도 안되면 다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강 구청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서구청장에 출마했을 때도 무상급식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당시 무소속 서중현 후보에게 밀려 떨어졌다. 그는 야당의 선거공약인 전면 무상급식을 추진하면서 한나라당 안팎의 비난을 의식한 듯 “무상급식이 아닌 의무급식이란 용어를 사용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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