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처리비용 1억원 아껴
낙엽은 보는 시민들에게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지만, 지방자치단체한테는 치우기 귀찮은 골칫덩이다. 하지만 서울 송파구의 낙엽들은 쓰레기가 아니라 외국 관광객과 농민들에게 사랑받는 귀하신 몸이다.
송파구는 9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 한류 관광지인 경기 가평군 남이섬에 지난주 은행잎 15t을 보냈고, 앞으로 5차례에 걸쳐 은행잎 100t을 남이섬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낙엽들은 남이섬의 ‘송파 은행길’(사진)에 깔려, 외국인들에게 ‘송파’란 이름을 알리는 홍보대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2006년부터 남이섬에 은행잎을 보내고 있는데 송파구는 은행잎 처리비용을 아낄 수 있어 좋고, 남이섬은 조경에 사용할 양질의 은행잎을 공급받는 상생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이외에도 경기 광주·성남·여주 등의 농장에 800t가량의 낙엽을 유기농 퇴비로 공짜로 주고 있다. 농민들에게 낙엽은 땅심을 좋게 하고 통기성이 뛰어나 친환경 퇴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송파구는 내년 2월까지 900t가량의 낙엽을 농장 등에 퇴비로 제공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버려지던 낙엽들이 송파구의 친환경 홍보 수단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낙엽 재활용을 통해 매년 1억원의 쓰레기 처리비용도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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