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찾은 박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아침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고시원에 들러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고시원 2곳을 방문해 소화장비·화재경보기·비상구·피난계단 등 소방·피난 시설을 점검하며 겨울철 화재 예방활동 강화를 주문했다. 서울시 제공
쪽방촌·달동네 목소리 담을 시민기획위원회 구성
시 ‘기부 커뮤니티맵’ 공개에 시민위 “정보노출 우려”
시 ‘기부 커뮤니티맵’ 공개에 시민위 “정보노출 우려”
서울지역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를 도울 대책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평가하는 과정에 쪽방촌 주민과 달동네 통장 등이 직접 참여하는 ‘희망온돌 프로젝트’에 서울시가 시동을 걸었다.
서울시는 22일 “기획부터 실행, 평가까지 철저하게 시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거버넌스(협치) 방식’의 희망온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 하늘 아래 밥 굶는 사람, 냉방에서 자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며 민관 협치 방식을 강조한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영구임대아파트 관리소장, 달동네 마을 통장, 쪽방촌 공동체 대표 등 주민과 현장활동가, 전문가 등 모두 19명이 참여하는 ‘희망온돌 시민기획위원회’(위원장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꾸려 지난 18일 1차 회의를 열었다.
이 위원회는 타운홀미팅 형식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취약계층을 비롯한 각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기로 했다. 정책 실행 단계에서는 지역 풀뿌리 단체, 자원봉사자, 후원 기업 등 민간 자원의 효용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취약계층의 현황과 욕구, 해당 기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온라인 지역 정보지도인 ‘커뮤니티맵’도 구축한다. 트위터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지도를 보면, 어디에서 누가 어떤 물품을 기부하고 어떤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필요한 도움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다.
희망온돌 위원회의 저소득·빈곤 분과위원인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는 “겨울철 식료품이나 비품 등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주민과 활동가 등이 대거 참여하면, 도움이 필요한 취약층과 이들을 돕고자 하는 이들의 관심이 잘 맞물림으로써 복지 전달체계가 제대로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가 보도자료로 이를 알린 것을 두고, 공무원들과 시민들 사이에 엇갈린 목소리도 나왔다. 위원회의 한 위원은 “커뮤니티맵은 개인정보 노출 등의 위험성이 있어 더 논의가 필요한데, 최종 합의에 이르지 않은 내용을 서울시 공무원들이 앞서 발표했다”며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이 주도하는 거버넌스를 강조하지만, 중요한 정책 관련 내용을 발표하면서는 시민들이 참여한 위원회와의 협의가 미흡했던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커뮤니티맵은 박 시장의 아이디어로 이미 확정됐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중”이라며 “개인정보는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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