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농수산공 사장, 상인들 쌈짓돈 뜯어 홍보비 사용”
예산 횡령, 인사 전횡, 성희롱 등 비리 의혹이 불거진 서울시 산하기관들의 임원 7명이 줄지어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여온 서울시의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24일 “강도 높은 감사를 벌이자 서울시 농수산물공사 사장과 서울시 생활체육회 간부 3명 등 시 산하기관 임직원 7명이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다. 농수산물공사는 조례나 정관에도 없는 고문 제도를 2005년부터 운영하며 한나라당 출신 4명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월 300만원씩 모두 2억원을 준 사실이, 지난 16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났다. 시의회 민주당은 “농수산물공사가 시장 사용료 말고는 상인들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도록 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을 어긴 채, 2007년부터 도매시장 법인 6곳한테서 유통개선적립금 명목으로 63억원을 받아 사장의 방송 출연 홍보비 등에 써왔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보조금을 받는 서울시 생활체육회의 상임부회장 등 간부 3명도 차명통장을 만든 뒤 체육복·운동용품 구매비용을 부풀려 3억9000만원을 횡령하고 1억5000만원을 술집 유흥비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의 1급 간부 3명은 지난해 서울시 종합감사에서 관용차량을 개인 용도로 쓰다가 들통난 뒤에도 관용차량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가운데 한 간부는 술을 마신 뒤 여직원이 혼자 일하는 사무실에서 벌거벗은 채 드러누운 일도 있었다”고 시의회 민주당은 밝혔다.
김생환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 재임 기간에 쌓인 부조리”라며 “새 시장이 서울시 안으로 썩는 고름을 걷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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