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전문가 전원 투입탓
고양 백마교 이설작업 지연
고양 백마교 이설작업 지연
한국전력공사가 현 정부의 역점 사업인 경인운하(아라뱃길) 사업에 송전선로 이설 작업 인력을 우선 배치한 영향으로 상습 정체구간 도로공사가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통행 불편과 영업 손실 등의 피해를 겪고 있다.
5일 경기 고양시의회 박시동 시의원(국민참여당)이 고양시로부터 받은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고양시와 한국전력공사 경기북부본부는 고양시 일산동구 ‘백마교 네거리 입체화 공사’(사진)를 하면서 이 구간에 매설된 한전 고압 송전선로(15만4000볼트) 이설을 지난 4~7월 마칠 계획이었으나, 한전 쪽이 송전선로 공사 인력을 경인운하 사업에 투입하면서 이설 공사가 3~4개월가량 지연됐다.
한전과 고양시 등이 4월7일 연 대책회의에서, 한전 쪽 차장은 “국내에서 송전케이블 이설공사를 할 수 있는 회사는 3개사밖에 없으며, 작업자 전부가 아라뱃길에 투입돼 전력거래소로부터 4월 휴전 허가를 득했어도 케이블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 공사중인 작업도 중지하고 아라뱃길에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5월17일 연 대책회의에 나온 한전 쪽 팀장은 “송전선로 이설 작업중인 현장은 전국 40여군데”라며 “송전선로 케이블작업은 4월부터 실시하려 했으나, 예상치 못한 아라뱃길 우선 사업으로 6월 이전 작업이 어렵게 됐다”고 거듭 확인했다.
5월 대책회의에서 한전 쪽은 주민 홍보 때 경인운하 때문에 공사가 지연된다고 말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며 ‘여름철 전력수급 탓’으로 홍보할 것을 고양시에 제안했다.
고양시는 상시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2009년 5월 백마교 입체화 공사(306억원)를 착공해 올해 9월 준공할 계획이었으나, 준공이 내년 5월로 늦춰지게 돼 주민들이 교통 불편과 소음·먼지 피해, 안전사고 위험 등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백마교 공사가 지연된 주요 원인은 토목공사에 앞서 케이블을 이설할 관로공사를 먼저 했어야 하는데 고양시가 이를 거꾸로 한 탓”이라며 “경인운하 때문에 공사가 지연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고양/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