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풀시넷 “토목·건설 예산 늘어” 비판
공원·녹지 사업 예산은 대폭삭감 지적도
공원·녹지 사업 예산은 대폭삭감 지적도
서울지역 시민단체들이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반쪽짜리 박원순 예산’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 방침에 맞춰 서울시의 복지 예산이 늘었으나 토목·건설 예산도 더불어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지역 35개 풀뿌리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서울풀시넷’은 5일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임 오세훈 시장 시절애 과도한 토건 예산으로 서울시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됐지만 우면산 산사태 등으로 도시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수방과 치수 예산이 토건 예산의 새로운 소비처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신재은 활동가는 “2012년 도시안전본부 물관리국의 예산이 2011년보다 36%(2302억원) 늘어난 8654억원”이라며 “특히 하수관거 정비 예산이 943억원 늘어나는 등 하수관거 신설, 정비사업에만 예산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수해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해법을 두고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하수관거를 한꺼번에 만드는 것은 사업 효과나 재정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신씨는 “5개년에 걸쳐 22조원의 사업비를 들이는 하수관거 종합정비사업에 대해 박 시장도 이미 선거 전 공약을 통해 백지화를 약속했던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토건성 치수 예산을 늘리려다 보니 공원·녹지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원·녹지 예산과 관련있는 푸른도시국의 예산은 3255억 수준으로 지난해 3460억원보다 204억원이 줄었다. 생활주변 녹지확충 사업 예산이 146억원 줄었고 생활권 공원 확충 예산도 224억원 줄었다. 서울풀시넷은 “생태계 보전사업 명목의 예산이 116억원에서 360억원으로 244억원 늘었지만 이 또한 사방댐 조성 등에 들어가는 토목 사업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의 의견서는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제출돼 시의회의 예산안 심의에 반영될 예정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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