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지역 시민자원봉사연합회 회원들이 29일 덕양구 고양동 시민자원봉사센터에서 마을 어르신 80여명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고양시 사찰·교회 9곳 참여
날마다 어르신들 점심 제공
몸불편 70명엔 도시락 배달
“후원 의존…재정지원 절실”
날마다 어르신들 점심 제공
몸불편 70명엔 도시락 배달
“후원 의존…재정지원 절실”
“종교는 달라도 이웃사랑은 한가지죠.”
개신교와 불교의 성직자·신도들이 어우러진 시민자원봉사단체가 수도권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4년째 무료급식과 도시락 배달을 하며, 종교를 초월한 이웃사랑을 실천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9일 낮 12시 무렵, 한산했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의 한 건물 3층 시민자원봉사센터에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찾아들었다. 200㎡ 크기의 식당에 가득 모인 80여명의 어르신에게 봉사센터에서 낸 점심은 계란찜과 미역국을 곁들인 먹음직스런 백반. 시민자원봉사센터가 둥지를 튼 고양동은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지만, 고양시 종합사회복지관이 멀리 있어 저소득층이 이용하기 힘든 복지 사각지대로 꼽힌다.
2008년 고양지역에서 결성된 ‘시민자원봉사연합회’의 후원회원과 자원봉사자 250명은 십시일반으로 돈과 시간을 쪼개 고양동·관산동의 저소득층과 장애인, 노인 80여명에게 매일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또 홀로 사는 노인과 몸 움직임이 불편한 70명의 가정과 복지시설에 도시락을 배달하며 가족간 갈등, 우울증 등 건강문제에 대한 상담도 벌이고 있다.
이 봉사단체에는 상임회장인 송기섭(52) 벽제벧엘교회 목사와 공동회장인 박두만 대명교회 목사, 성보사 도원 스님, 보광사 청호 스님 등 사찰과 교회 9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고양상공회의소, 고양시의사회 등 14개 단체가 후원과 봉사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일 벽제농협과 고양누리새마을금고 등 각계에서 보내온 쌀 450㎏과 연탄 3500장, 전기장판 30개 등을 결핵환자가 모여 사는 벽제자활원과 다문화가정 등에 나눠주기도 했다.
송기섭 상임회장은 “안타까운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이젠 힘들어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함께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종교 간의 오해가 풀리고 벽이 허물어져 나눔운동이 더욱 활성화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무료급식과 도시락 배달사업을 처음 제안한 한상환 고양시의원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지행정을 펼치고 있지만 손길이 닿지 않은 복지 사각지대가 아직도 많다”며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민간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대신하는 만큼 사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재정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올해 사회단체보조금 예산 13억원 가운데 2200만원을 이 단체에 지원해 힘을 보탰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지난 26일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의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했다. 시민자원봉사연합회 제공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