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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일본 보도블럭 보며…“이런 게 개선정신”

등록 2012-02-10 21:52수정 2012-02-10 22:50

지난 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도쿄도 방재센터에서 침수 방지시설 모형도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지난 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도쿄도 방재센터에서 침수 방지시설 모형도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시장 일본출장 동행기
보도블록·수돗물 관리
도쿄 따라잡기 ‘열공’
‘실사구시’ 거듭 강조
“이것 좀 보세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느닷없이 일본 도쿄 거리의 길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지난 9일 밤 일본 출장 이틀째 일정을 마치고 3성급 호텔인 숙소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박 시장은 기자들에게 “제가 보도블록 공사를 함부로 안하겠다고 했잖아요”라며 빈틈없이 짜맞춰진 보도블록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취임식에서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지 않겠다. ‘보도블록 시장’으로 불려도 좋으니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도쿄의 보도는 서울처럼 울퉁불퉁하지 않고 아귀가 잘 들어맞는 보도블록으로 덮여 있었다.

도쿄와 요코하마의 집중호우 피해 방지시설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공임대주택 현장을 둘러보며 서울 시정에 활용할 방법을 찾기 위해 8일 일본으로 온 박 시장은 2박3일 출장 기간 내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 현장에서 답을 얻는 ‘실사구시’와 ‘생활의 발견’을 강조했다.

버스로 이동하던 중 인사말을 위해 일어나 마이크를 잡고는, 버스에서 서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지 않도록 받쳐주는 지지대를 가리키며 “이런 게 일본이 강조하는 ‘개선’(정신)으로, 지금은 작지만 이게 쌓이면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거 있으면 옛날에는 딱 사진 찍어서 블로그에 올렸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등엔 배낭, 양손엔 카메라와 수첩’으로 활약했던 시민운동가 때를 말한 것이다.

박 시장은 9일 도쿄도 방재시설을 찾았을 때 수행한 공무원이 최신 기종 사진기로 연방 사진을 찍는데도 방재시설 모형을 보자 스마트폰을 꺼내 직접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모은 자료들은 모두 박 시장이 직접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한 뒤 시장 집무실의 수백개 파일에 저장한다.

현장 안내에 나선 일본 공무원들은 동행한 서울시 실무자들보다 더 많이 쏟아내는 박 시장의 질문에 진땀을 뺐다. “이 물은 얼마나 팔려요?” “수돗물이 가정으로 배달될 때 누수량이 얼마나 되나요?” 8일 요코하마시의 한 정수장에서도 한참 질문 공세를 이어가던 박 시장은 중간에 “저만 질문을 하고 있네요. 다른 분들도 질문하세요”라며 겸연쩍게 웃기도 했다.

박 시장은 2박3일 출장기간 스스로 “화장실도 못 갈 정도”라고 털어놓을 만큼 30분 단위로 빡빡하게 짜놓은 일정에 따라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이동하는 버스에서도 가만있지 않고 뒷좌석에 앉은 공무원들을 ‘괴롭혔다’. 방문지와 관련된 주무부서 공무원이 뒷자리에 앉으면 허리를 틀어 돌아보며 이동중 내내 궁금한 것을 묻고 확인했다.

9일 밤 박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말을 남겼다. “비록 오늘 제가 묵은 호텔의 작은 방이지만 서울의 안전과 변화를 고민하기에는 결코 좁지 않습니다. 서울시장이 3성급 호텔 묵었다고 뉴스가 되는 것이 이상한 세상이 아닌가요?”


8일 새벽 전임 서울시장들이 외국출장 때 이용해온 1등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해 일본으로 간 박 시장은 10일 밤 11시께 돌아올 때도 이코노미석에 앉아 귀국했다. 도쿄/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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